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세를 이어가던 은 가격이 30일 하루 만에 27.7% 폭락하며 수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금 가격도 9.5% 급락하며 귀금속 시장 전체가 대규모 차익 실현에 휩싸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현지시간 30일 전장 대비 27.7% 급락한 온스당 83.99달러에 거래됐다. 이틀 전인 29일 12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불과 이틀 만에 온스당 100달러선이 무너진 것이다.
금 현물도 같은 날 전장 대비 9.5% 급락한 온스당 4883.62달러에 거래되며 최근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비철금속 시장 전체로 하락세가 번지면서 전날 톤당 1만4000달러를 돌파했던 구리 가격도 런던 시장에서 약 4% 급락했다.
이번 폭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하면서 촉발됐다. 워시 전 이사는 상대적으로 통화 완화 성향이 덜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투자자들이 일제히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은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한때 30% 이상 급등하며 투기적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2주 만에 22% 폭등했고, 지난해 147% 급등에 이어 올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 가격 역시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온스당 4700달러를 넘어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워시 후보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차익 실현에 나섰다. 유럽 장에서는 금이 8%, 은이 16% 넘게 급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미국 장으로 이어지며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귀금속 가격이 단기간에 과도하게 상승하면서 조정 압력이 누적돼 있었다고 분석했다. 스톤엑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앞서 "가격을 끌어올린 대부분의 호재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며 금값이 35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나틱시스의 애널리스트도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이미 귀금속 부문에서의 수요 붕괴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30일 국내 금 시세는 전날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며 최근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귀금속 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시장 관계자는 "연준 의장 인선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금과 은 가격의 등락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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