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되는 방향제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일으켰던 독성 물질이 대량으로 검출됐다. 정부가 해당 제품의 판매 차단을 요청했지만 국내 유통량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되는 생활용품 558개를 조사한 결과 69개 제품이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방향제와 코팅제, 접착제 등 생활화학제품 143종과 귀걸이, 목걸이 등 금속 장신구 415개였다.

특히 방향제 115개 제품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주요 원인 물질인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와 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가 검출됐다. 라벤더 향을 내는 한 수제 방향제에서는 CMIT가 1kg당 498mg, MIT가 169mg 검출됐는데 이는 가습기 살균제와 비교해 4배 이상 많은 양이다.

일부 제품에서는 CMIT와 MIT 합산 농도가 최대 667mg/kg까지 검출됐다. 이는 유럽연합(EU) 화장품 기준인 15ppm의 40배를 넘는 수치다. 차량용 방향제에서도 CMIT 최대 44ppm, MIT 최대 14ppm이 검출돼 호흡기 흡입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CMIT와 MIT는 살균 보존제로 쓰이는 화학물질로 천식이나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다. 심각한 경우 폐가 딱딱해지는 폐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다. 환경의학 전문가는 "굉장히 독성이 강한 물질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접착제에서는 발암물질인 톨루엔이 허용치의 360배 넘게 검출됐다. 한 제품에서는 톨루엔 함량이 10만ppm을 초과해 사용 금지 기준인 260ppm을 크게 웃돌았다.

금속 장신구의 경우 49개 제품에서 카드뮴과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카드뮴 규제 함량은 제품 무게의 0.1% 이내여야 하는데 최대 92%까지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 납은 기준치의 최대 35배까지 나왔다.

정부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해당 제품의 판매 차단을 요청했지만 국내 판매량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제조·수입자와 유통사가 모두 해외에 있어 국내 판매량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해 해외 직구 사이트 화장품 563개를 조사한 결과 167개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부적합 제품의 97%가 중국산이었고 판매 사이트별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95%를 차지했다.

환경부는 적발된 제품을 해당 온라인 쇼핑몰의 국내 판매 사이트에서 검색 차단 조치했으며, 관세청에 통관 보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 정보는 환경부 운영 사이트 '초록누리'와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2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직구 제품 구매 시 안전성을 꼼꼼히 확인하고 특히 방향제나 화장품 등 인체에 직접 닿는 제품은 신중하게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