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교사들이 안전사고 책임 부담을 이유로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을 기피하면서 초등학교 야외 학습 활동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에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조사 결과 서울시내 초등학교 가운데 수학여행을 실시한 학교는 2023년 80개교(13.2%)에서 2025년 41개교(6.8%)로 급감했다. 수련활동 역시 같은 기간 124개교(20.5%)에서 37개교(6.1%)로 줄어들었다.
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3월 전국 유치원·초·중·고교 교원 61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현장체험학습을 계획대로 하는 학교는 51.7%에 그쳤다. 나머지 절반 가까운 학교는 체험학습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지역 일부 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수학여행을 전면 취소했으며 올해도 현장체험학습을 아예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체험학습 출발 전 학생에게 안전사항 시험을 치르게 하고 학부모 서명까지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진 것도 취소 사유로 작용했다.
일부 학교는 2학기 현장체험학습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 학교 측은 사고 발생 시 인솔 교사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고 보험금 지급도 불투명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현장학습 취소의 직접적 원인은 오는 6월 시행 예정인 학교안전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현장학습 중 사고가 발생하면 교사에게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세부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교사들이 법적 책임을 우려해 현장학습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현장학습 취소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현장학습이 아이들이 몸으로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교육 기회라며 학습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경기 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직무 유기와 학습권 침해로 교사를 고발하겠다고 반발한 사례도 있었다.
현장학습을 대신해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2023년에는 노란버스 논란으로 전국에서 수학여행과 소풍이 무더기 취소된 바 있다. 경기지역 학교에서만 현장체험학습 취소 사례가 400건 넘게 발생했고 위약금 규모만 40억원에 달했다.
교육부는 시행령 마련을 위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올해 중 시행령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교육청은 현장학습 진행 여부는 각 학교의 자율적 결정 사항으로 교육청이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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