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2019년 4조7500억원에 인수한 배달의민족을 7년 만에 매각하기 위해 본격 추진에 나섰다. 9조원 규모의 부채 만기가 내년부터 도래하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배민 매각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H는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배민을 매각하기 위해 지난해 말 매각 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했다. 현재 양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수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과 싱가포르 그랩과 미국 우버 등이 국내에서는 네이버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DH는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일부 사업을 정리해 당장 굴릴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H는 내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약 9조원 규모의 부채를 갚기 위해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배민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환사채와 인수금융 등으로 구성된 부채 구조가 DH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주주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금융투자자(FI)들은 지난해 11월 DH에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전략적 검토를 실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 입장에서 증자가 아닌 다른 방안을 모색하며 주가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진행된 DH의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CFO는 전세계 자사 브랜드 12곳 중 배민의 부진을 콕 찍어 투자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올해 1분기 아시아 지역 거래액(GMV)이 전년 대비 12% 이상 감소했다는 어닝 쇼크를 언급했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GMV가 22% 급성장한 점과 대비되며 배민의 부진이 더욱 부각됐다. DH 측은 "한국에선 소비자가 배민을 선택할 만한 강력한 이유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IB들은 초기 단계에서 DH에 배민의 국내 상장(IPO)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아이디어로 제시했으나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DH는 지난해 12월 중동 배달 플랫폼 탈라바트를 14조원의 기업가치로 두바이 증시에 상장하며 약 2조 중반을 구주매출로 확보한 성공 사례가 있었다.
배민의 상장 여부도 타진하기 위해 연초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으나 IPO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낸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경쟁구도 및 정치 사회적 여건상 상장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업계 2위인 쿠팡이츠가 빠른 속도로 배민을 추격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소상공인과의 배달 수수료 갈등과 라이더 근로자를 둘러싼 고용 문제 등 사회적 갈등도 주요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DH는 배민으로부터 지난해 배당으로 4127억원을 자사주 소각 방식으로 5372억원을 각각 회수해 한 해 동안 약 9500억원을 회수했다. 이미 배당과 감자 등으로 투자금 상당수를 회수해 몸집이 가벼워진 점도 매각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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