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이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전쟁 가능 국가로의 전환에 탄력을 받게 됐다.
9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체 의석 465석 중 316석을 확보했다.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는 36석을 얻었으며 개헌에 긍정적인 제2야당 국민민주당과 우익 성향 참정당도 각각 28석과 15석을 확보했다.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의석수는 전체의 3분의 2인 310석이다. 자민당은 단독으로 이 선을 넘어섰으며 개헌에 우호적인 정당들까지 합치면 395석에 달해 전체 의석의 85%에 육박한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연립정권을 구성하면서 향후 개헌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당은 당시 합의서에서 헌법 9조와 긴급사태 조항 관련 개정을 위해 조문 기초 협의회를 설치하고 국회 헌법심사회에도 조문 기초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헌법 9조는 평화헌법의 핵심으로서 전쟁과 무력 행사를 영구적으로 포기하고 육해공군 전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교전권을 부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47년 시행된 이래 80여년 가까이 일본이 전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되어 왔다.
자민당은 사실상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현행 헌법상 자위대의 법적 지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유신회는 한발 더 나아가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삭제와 집단 자위권 용인과 국방군 존재 명기 등을 주장하고 있다. 자민당보다 더욱 적극적인 개헌안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긴급사태 조항은 대규모 재해나 무력 공격과 대규모 전염병 발생 시 정부가 국회 의결 없이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진 긴급 명령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상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정부 권한을 대폭 강화하자는 취지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 공약에서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격동하는 지금 시대에 맞게 현행 헌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북한의 핵 위협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개헌이 이뤄진다면 일본은 태평양전쟁 종전 80여년 만에 사실상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후 일본의 평화주의 노선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군사 대국화 길을 걷게 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SNS 트루스소셜에서 8일 일요일 위대한 나라 일본은 매우 중요한 선거를 치르게 된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일본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극우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 헌법 개정을 통해 보통국가화를 지향해 왔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의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전환을 지지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대립 관계인 중국의 반발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계급 명칭을 외국 군대와 유사한 형태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자위대의 계급 체계를 대장과 대좌와 대위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표면적으로는 제도 조정에 불과하지만 일본이 수십 년에 걸쳐 온 변화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 위성 대응 부대 편성과 방위비 증액과 장거리 미사일 배치와 순항미사일 개발과 장비 수출 제도 완화와 영구 방위장관 신설 등의 정책을 본격 추진한 상태다. 미일 간의 안보 협력 강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과 러시아가 각자 자사 대응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의 군사력 증강은 지역 내 긴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과거사 문제로 한국 및 중국과 갈등을 빚어온 일본이 군사 대국화 길을 걷는 것에 대해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 각각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이후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요미우리신문 설문조사 결과 자위대 명기와 긴급사태 신설 등 개헌에 대한 국민 여론도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0개의 댓글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