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2025년 여름,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이템 중 하나는 의외로 ‘발가락 신발’이다. 개별 발가락을 감싸며 발 모양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 독특한 디자인의 신발이 전 세계 런웨이와 SNS를 장악하고 있다. 한때 운동용 기능성 신발로만 취급되던 이 제품은, 최근 들어 셀럽들이 즐겨 착용하면서 고급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발가락 슈즈’ 혹은 ‘발가락 신발’이라 불리는 이 신발은 이탈리아 브랜드 비브람(Vibram)의 '파이브 핑거스(Five Fingers)' 라인에서 시작된 것으로, 원래는 맨발 감각을 살리기 위한 러닝화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효리, 신민아, 그리고 블랙핑크 제니가 착용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제니가 인천공항에서 착용하고 등장한 이후 SNS를 중심으로 ‘#발가락슈즈’, ‘#발가락신발’ 해시태그가 급속히 확산되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이 신발은 발가락을 하나씩 분리해 감싸는 구조로 되어 있어, 맨발에 가까운 착용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독특한 착용감은 러닝이나 필라테스 등 운동에 적합한 기능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스타일적으로도 강한 개성을 드러낸다. 최근에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수이코크(Suicoke)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들도 이 형태의 신발을 선보이면서 고급 패션으로의 진입이 본격화됐다.
국내외 스트리트 패션계에서는 이를 '프리키 시크(freaky-chic)', 즉 ‘기이하지만 세련된’ 스타일로 부르며 적극 수용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보기 불편하거나 기묘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오늘날에는 오히려 그런 독특함이 차별화된 패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타일링 역시 스포티한 운동복부터 하이패션 수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시도되고 있으며, ‘실용성과 개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아이템이라는 평이 늘고 있다.
물론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발가락이 드러나는 디자인은 여전히 낯설고 부담스럽다”며 선뜻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춰야 할 신발이 과도하게 패션화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조차 일종의 유행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수용되며, ‘패션은 경계를 허무는 실험’이라는 명제를 실현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유행은 때로 상식을 벗어나야 살아남는다. 발가락 신발은 그 경계의 한복판에 서 있다. 운동화의 기능성과 하이패션의 실험성, 대중성 사이에서 이 신발은 지금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익숙하지 않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기이하지만 유려한 이 유행은 단지 발끝의 유행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 패션의 정체성을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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