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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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2026년 발렌타인데이가 설 연휴 첫날과 겹치며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14일은 전통적으로 연인들이 초콜릿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확인하는 발렌타인데이다. 하지만 올해는 설 연휴 시작과 겹치며 많은 연인이 데이트 대신 귀성길에 올랐다. 로맨틱한 레스토랑 대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색적인 발렌타인데이가 연출됐다.

14일 오전부터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는 귀성 차량으로 붐볐다. 평소 발렌타인데이라면 백화점과 편의점에서 초콜릿을 고르며 설렐 시간이지만 올해는 고속도로 정체 속에서 보내야 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직장인 김모씨는 "원래 오늘 저녁에 여자친구랑 데이트 약속이 있었는데 설 연휴가 겹치면서 함께 귀성길에 올랐다"며 "차 안에서 초콜릿 나눠 먹으며 발렌타인데이 분위기를 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도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한 커플은 "발렌타인데이가 설 연휴와 겹칠 줄은 몰랐다"며 "대신 고향에서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나서 주말에 따로 데이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발렌타인데이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업계는 설 연휴와 겹치며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평소라면 2월 들어 초콜릿 매출이 전월 대비 2배에서 3배까지 급증하지만 올해는 귀성 준비로 초콜릿 구매가 상대적으로 줄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예년 발렌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이 불티나게 팔렸는데 올해는 설 연휴 준비 물품 판매가 더 많다"며 "발렌타인데이 특수가 예년에 비해 덜한 편"이라고 밝혔다.

반면 고속도로 휴게소는 평소보다 북적이는 모습이다. 귀성길에 오른 연인들이 휴게소에서 간단히 초콜릿을 구매하거나 함께 식사를 하며 발렌타인데이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요기요는 이번 설 시즌 배달 소비 트렌드를 공개하며 "발렌타인데이가 이틀 간격으로 맞물린 2026년에는 커피와 차 등 음료보다 초콜릿과 케이크와 쿠키 등 선물형 디저트 메뉴 중심의 소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귀성하지 않고 서울에 남은 직장인들은 배달앱을 통해 초콜릿과 케이크를 주문하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DIY 수제 초콜릿과 프리미엄 초콜릿 등 차별화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연인들은 이번 상황을 오히려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고 있다. 한 누리꾼은 SNS에 "발렌타인데이에 고속도로에서 초콜릿 나눠 먹은 건 처음"이라며 차 안에서 찍은 인증샷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원래 발렌타인데이 데이트 계획이었는데 설날이라 귀성했다"며 "대신 고향에서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니 이것도 의미 있는 발렌타인"이라고 글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콜릿 대신 고속도로 휴게소 호두과자", "로맨틱한 저녁 대신 정체 중" 등 색다른 발렌타인데이를 보내는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편 올해 초콜릿 소비자 가격은 전년 대비 14.4% 급등했다. 1월 1일부터 2월 초까지 초콜릿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카카오 원두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설 연휴와 발렌타인데이가 겹친 2026년은 연인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남기는 해가 될 전망이다. 초콜릿 대신 고속도로 위에서 보낸 발렌타인데이는 또 다른 의미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