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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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무역 정책에 미국 사법부가 최종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다.

미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에 부과해온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최종 판결했다. 대법관 9명 중 6명이 "IEEPA는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까지 주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으며 보수 우위 구도의 대법원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에 제동을 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실망했다"면서도 "대법원이 부적절하게 거부한 것들을 대체할 대안이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백악관 집무실에서 모든 국가에 대한 글로벌 10% 관세안에 서명했다. 거의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규 관세의 법적 근거는 1974년 무역법 122조다. 이 조항은 미국의 심각한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최대 15% 관세를 150일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준다. 상호관세 부과에 쓰였던 IEEPA와 달리 무역법 122조는 의회가 명시적으로 대통령에게 관세 권한을 위임한 조항이라 법적 다툼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새 관세는 한국 시각 24일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각 24일 오전 12시 1분)부터 150일간 한시적으로 발효된다. 핵심광물과 승용차, 의약품 등 일부 품목은 제외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로 무역법 301조를 활용한 추가 관세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한국에 적용되던 15% 상호관세의 법적 효력이 무너졌다. 상호관세가 즉각 무효화되면 이론적으로 한국산 수입품 대부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세율인 0%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신규 10% 관세로 즉각 대응에 나선 만큼 실질적인 관세 부담이 완전히 사라지는 상황은 아니다.

더 복잡한 문제는 기존 합의의 효력이다. 한국은 앞서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약 505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합의를 맺었다. 상호관세 자체가 위법으로 판결 나면서 이 합의의 실효성을 둘러싼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일시적 후퇴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보다 더 많은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무역법 301조와 122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 3개 조항을 활용해 관세 구조를 재건할 수 있다고 언급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라 법적 근거를 바꾸도록 강제하는 것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24일 신규 관세 발효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 시장과 무역 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새 관세 조치의 세부 내용을 분석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기존 상호관세 협상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와 신규 10% 관세의 예외 품목 적용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발효 시점인 한국 시각 24일 오후 2시까지 통상 당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