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백컨트리 스키어 9명 전원의 시신이 수습되면서 현대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눈사태 참사로 기록됐다. 동행했던 전문 가이드 4명 가운데 3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생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극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네바다 카운티 보안관실은 21일(현지시간) 눈사태가 발생한 도너 패스 인근 프로그 레이크 백컨트리 헛 지역에서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까지 수습해 사망자 9명 전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1981년 워싱턴주 레이니어산 참사 이후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눈사태로 평가했다.
사고는 지난 18일 발생했다. 아웃도어 탐험 기업 블랙버드 마운틴 가이즈 소속 가이드 4명을 포함한 총 15명이 레이크 타호 인근 캐슬 피크 일대에서 백컨트리 스키 투어를 진행하던 중 대형 눈사태에 매몰됐다. 구조대는 6명을 구조했고 나머지 9명은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사망자 신원도 공개됐다. 블랙버드 마운틴 가이즈 소속 가이드 앤드류 알리산드라토스(34), 니콜 추(42), 마이클 헨리(30)가 포함됐고 나머지 6명은 투어에 참가한 일반 스키어들이었다. 희생자 중 두 명은 자매지간인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전했으며, 이들의 오빠는 "두 사람은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은 출발 결정이다. 미국 기상청은 출발 3일 전인 15일에 이미 최대 2.4미터 폭설을 동반한 이번 시즌 최강의 겨울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그럼에도 블랙버드 마운틴 가이즈는 예정된 스키 투어를 강행했다. 충격적인 것은 회사가 출발 하루 전 소셜미디어에 눈사태 취약층이 형성됐다는 사실을 직접 경고하는 영상을 올린 뒤에도 투어를 취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존자들이 목숨을 건진 것은 아이폰 긴급 위성 SOS 기능 덕분이었다. 6명의 생존자 가운데 일부는 방수포 아래 몸을 숨긴 채 아이폰 위성 긴급 연락 기능으로 구조 신호를 발신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 기능이 없었다면 생존자조차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시신 수습 작업도 극한의 난조건이었다. 당국은 헬기를 투입했지만 거듭된 폭설과 강풍으로 현장 접근이 막혀 9번째 시신을 수습하는 데에만 사고 발생 이후 사흘이 더 걸렸다. 폭설이 집중된 산악 지대에는 진입로가 전부 눈에 덮여 수색대원들이 장비를 짊어지고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눈사태 경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여행사가 투어를 강행한 경위를 집중 조사 중이다. 블랙버드 마운틴 가이즈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일부 유족은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컨트리 스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상업적 백컨트리 투어 운영사에 대한 규제 강화 논의가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백컨트리 스키 가이드 업체에 적용되는 기상 조건별 운행 기준은 현재 법적 강제 규정이 아닌 업계 자율에 맡겨져 있어 제도적 허점이 이번 참사를 키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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