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여자 화장실 입구에 붙은 CCTV 안내문 사진 한 장이 하루 만에 온라인 조회 수 10만 건을 넘기며 논쟁의 중심에 섰다. 범죄 예방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안내문에 담긴 표현 방식을 두고 세대 감수성과 성별 인식이 뒤섞인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 화장실 앞에 CCTV 설치한 영포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첨부된 사진에는 화장실 입구에 부착된 안내문이 담겼는데, '화장실 입구 24시간 CCTV 가동 안내'라는 제목 아래 '늑대들 이상한 생각하지 마라', '파손 시 지구 끝까지 쫓아간다', '쥔장이 주는 선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게시자는 안내문 표현 방식을 두고 "말을 저렇게 하는 것도 재주다"라고 꼬집었다. 영포티는 본래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40대를 뜻하지만 최근에는 '지나치게 젊은 척 한다'는 조롱 섞인 뉘앙스로도 쓰이는 표현이다.

반응은 뚜렷하게 갈렸다. 일각에서는 안내문 말투를 문제 삼으며 시대 감각이 어긋난 표현이라고 지적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기 돈으로 CCTV까지 설치한 것인데 말투만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과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CCTV 설치 자체는 찬성한다"는 의견도 여럿 달렸다.

한 누리꾼은 "범죄 예방 효과만 있다면 설치는 긍정적이나 안내문 문구는 좀 더 간결하고 정제된 표현을 썼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남겼다. 이처럼 설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표현 방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공공 및 민간 시설의 화장실 안전 문제는 반복되는 불법 촬영 범죄로 인해 꾸준히 사회적 관심사로 자리해 왔다. 지난달에는 서울 성수동 건물 공용 여자 화장실 변기 물탱크 안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숨긴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고, 관리인의 빠른 신고가 피해 확산을 막았다.​

민간에서 자구책으로 CCTV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표현 방식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따라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양시가 공중화장실 입구에 AI 성별인식 CCTV를 확대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개인정보 침해와 성 소수자 낙인 우려가 이어지자 결국 성별 인식 기능을 삭제하고 방범용으로만 운영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바 있다.​​

이번 논란은 범죄 예방이라는 실질적 필요와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 사이의 간극을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내문 하나를 두고 세대·성별 감수성이 복합적으로 충돌하면서, 공공 및 민간 시설이 범죄 예방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