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틱톡 갈무리
사진=틱톡 갈무리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3·1절을 닷새 앞둔 시점에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며 거센 공분을 사고 있다.

한 틱톡 사용자는 지난 22일부터 하루 간격으로 유관순 열사가 등장하는 AI 합성 영상 3편을 연속 게시했으며 이 영상들은 총 조회수 20만 회를 넘기며 빠르게 확산됐다.​

문제의 영상들은 오픈AI의 영상 생성 모델 소라(Sora)를 활용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에 사용된 이미지는 3·1운동 이후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을 당시 촬영된 수의 차림의 실제 사진으로 일제의 고문으로 얼굴이 부어 있던 모습을 AI로 복원해 조롱성 콘텐츠에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강도가 더욱 높다.​

영상 내용도 충격적이다. 첫 번째 영상에서는 식당 주인이 "야 유관순 여기서 방귀 뀌지 마"라고 하자 열사가 "너무 급하다. 속이 다 시원하다"며 방귀를 뀌는 장면이 담겼다. 다른 영상에서는 열사의 상반신과 로켓을 결합한 기계 장치가 "유관순 방구로켓"이라는 외침과 함께 우주로 솟구치는 장면이 나오며 일장기를 향해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도 포함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유관순 열사의 조카 손녀이자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천안지회장 유혜경 씨는 "가슴을 칼이나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프다"며 "후손들은 유관순 열사의 업적을 가리지 않으려 행동거지 하나하나 신경 쓰고 살아왔는데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안 나와서 만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더 큰 분노를 불렀다.​

온라인에서는 독립운동가를 희화화한 콘텐츠에 대한 비판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모욕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신고가 이어지자 게시자는 영상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학계에서는 생성형 AI 기술이 독립운동가의 생전 모습을 복원해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아온 것과 달리 이번 사례처럼 폄훼 용도로 악용될 경우 특히 어린이·청소년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관순 열사는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일제의 가혹한 고문 끝에 17세의 나이로 옥사한 순국선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