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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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 가격이 치솟고 있다. 서울 주요 전통시장에서 수박 한 통의 평균 소매 가격이 3만 원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대형 수박 한 통에 4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월 중순 현재 수박의 평균 소매가는 3만 2,000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0% 이상 오른 수치다. 농산물 가격이 계절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올해는 유독 상승 폭이 크고 체감 부담도 크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공급량 감소 ▲소비 수요 급증을 꼽는다. 올 6월에는 잦은 강우와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요 산지인 강원 양구, 경북 봉화, 충북 괴산 등지의 수박 재배지에서 일조량이 감소하고 생육이 지연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수박의 당도가 낮아지고, 상품 가치가 떨어진 출하량이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7월 들어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겹치며 소비 수요가 급증했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한 대표 과일로 꼽히는 수박의 수요는 자연스럽게 늘었지만, 공급은 예년만큼 원활하지 못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다. 일명 ‘히트플레이션(heat + inflation)’ 현상이 과일 시장에서도 가시화된 셈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폭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과일류를 중심으로 한 식품 물가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과거에는 여름철 일시적 상승 후 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이었지만, 최근에는 폭염 빈도 증가와 농작물 생육 불안정성이 겹쳐 가격 안정 시점이 불투명해졌다고 분석했다.

수박뿐 아니라 참외, 멜론, 오이, 깻잎 등 여름철 대표 채소·과일들도 일제히 가격이 상승했다. 일부 품목은 전년 대비 20~30%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돼, 장바구니 물가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과일 구매 패턴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올여름엔 수박 말고 토마토나 복숭아를 고른다”는 반응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농식품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주요 농산물 비축 물량을 풀고, 대형마트와 연계한 할인 행사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산지 지도·기술 지원을 통해 후반기 출하를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폭염 대비 농업 생산체계 개선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과일값이 오르긴 했지만, 올해처럼 유독 급등한 건 처음”이라며, “냉장고에 수박 한 통 들여놓기도 부담되는 여름”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름 한철을 상징하는 수박이 이제는 ‘프리미엄 과일’로 자리 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분간 수박 가격은 평년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출하량이 늘어나는 7월 하순~8월 초에 접어들어야 소폭 하락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폭염 지속 여부와 산지 상황에 따라 향후 가격 추이는 여전히 유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