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 사진=넷플릭스 제공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Golden’이 전 세계 음악 시장을 강타하며,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와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실존하지 않는 허구의 K팝 그룹이 음원 차트 최정상에 오른 첫 사례로, 콘텐츠와 음악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된다.

‘Golden’은 극 중 걸그룹 HUNTR/X가 부른 주제곡으로,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됐다. 공개 직후부터 SNS와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Z세대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3주 만에 누적 9,600만 회 이상의 글로벌 스트리밍 수치를 기록했다. 이 곡은 7월 셋째 주자 빌보드 차트에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1위에 이어, 본토 포함 전체 글로벌 1위에 오르며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00년대 초반 디즈니의 가상 아이돌 캐릭터 ‘한나 몬타나’ 이후 16년 만에 허구의 아티스트가 빌보드 메인 차트를 석권한 사례이기도 하다. 토론토대학교 미디어문화학과 린다 고 교수는 “HUNTR/X의 성공은 음악적 완성도뿐 아니라, 서사와 캐릭터, 팬덤이 결합된 새로운 콘텐츠 소비 형태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앨범 자체도 Billboard 200 차트에서 8위로 데뷔한 뒤, 한 달 만에 3위까지 오르며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 사상 최고 성적 중 하나를 기록했다. 해당 앨범에는 ‘Golden’ 외에도 ‘How It’s Done’, ‘Takedown’ 등 극 중 다른 곡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는 국내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허구의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실제 K팝 아이돌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들에게 열광하고 있다. SNS에서는 팬아트, 응원 영상, 리릭 커버 콘텐츠가 하루 수천 개씩 생성되고 있으며, ‘HUNTR/X 세계관 해석’ 영상도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음원은 물론, 캐릭터와 스토리의 매력이 입체적으로 어우러진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입증한 사례다.

이번 사례는 콘텐츠 크로스오버 전략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애니메이션과 음악, 스토리텔링이 하나로 융합되어 Z세대를 겨냥한 강력한 콘텐츠가 되었으며, 전통적인 음원 마케팅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도 크다.

넷플릭스와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 측은 이번 흥행 성과에 힘입어 후속작 제작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HUNTR/X’의 활동이 영화 외부로도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가상 아이돌의 현실 음원 시장 진출이 일회성 현상에 그치지 않고, 메타버스와 AI 콘텐츠와 결합해 지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