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생리대가 필요한 여성이라면 누구든, 가까운 공공시설에서 무료로 생리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소득이나 나이를 따지지 않는 '보편 지원' 방식의 공공 생리대 사업을 처음으로 추진한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10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생리용품 지원 확대 방안'을 보고했다. 핵심은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기초지자체 10여 곳에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하는 가칭 '공공 생리대 드림' 시범사업이다.
그간 정부의 생리용품 지원은 9~24세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에게 월 1만4000원어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는 데 머물렀다. 대상이 좁고, 갑자기 생리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용권만으로는 즉각 대처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이번 사업은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이용권과 현물 직접 지급을 함께 운영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자판기가 놓이는 장소는 지역 사정에 맞춰 다르게 정해진다.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은 주민센터나 도서관, 공장·사업장이 밀집한 곳은 청년창업센터, 농어촌 지역은 마을회관이 우선 후보다. 복지관·보건소·가족센터도 비치 대상에 포함된다. 시범 지역은 인구 규모와 산업 구조, 생활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선정한다.
예산은 올해 국비 30억 원 안팎이 투입된다. 시범사업 기간에는 전액 국비로 충당하고, 내년 본사업 전환 이후에는 지자체가 일정 비율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성평등부가 생리대를 일괄 구매 계약하면, 각 지자체가 자판기 설치와 재고 보충을 맡는다.
사업의 출발점은 대통령의 직접 주문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국내 생리대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짚으며 무상 공급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독과점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거나 소비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사례가 없는지 각 부처가 살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품질 논란도 선제적으로 차단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는 가격대와 무관하게 동일한 안전·품질 기준을 적용받는다"며 현재 심사 중인 7개 제품을 빠르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일부 제품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된 파동 이후, 값이 비싸더라도 안전한 제품을 찾는 소비 흐름이 굳어진 만큼, 공공 생리대 역시 안전성 확보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꼽힌다.
원민경 장관은 "정부 차원의 첫 공공 생리대 사업인 만큼 안전한 제품 확보와 투명한 업체 선정에 식약처·조달청이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하며,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2027년 전국 확대를 목표로 정책을 다듬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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