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10일 오후 7시 29분,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앱에서 일본 엔화 환율이 100엔당 932원에서 472원대로 급락하는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 정상 환율의 절반 수준이다. 오류는 약 7분간 이어졌고, 이 사이 약 4만 명이 280억 원 규모의 환전 거래를 실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동환전 걸어놨는데 개꿀", "엔화 50% 할인 찬스"라는 글이 올라왔고, 실제 1000만 원가량을 환전했다는 사례도 등장했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일본 현지 ATM 인출과 외화 체크카드 결제가 가능한 구조여서, 오류 시간 동안 일본에서 엔화를 직접 인출하거나 카드를 사용한 금액만 최소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은 내부 시스템 점검 과정에서의 실수였다. 토스뱅크는 2개 외국계 은행에서 엔화 환율을 전송받아 합산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환율을 고시하는데, 점검 중 2개 은행 환율을 합산하지 않고 1개 은행 환율만 가져와 그대로 나누면서 정상 환율의 절반이 적용된 것이다. 환율이 급락해도 이를 차단하는 '크로스 체크'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토스뱅크는 오류를 인지한 뒤 엔화 환전 거래를 일시 중단했고, 오후 9시쯤 정상화했다. 11일에는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게시하고 공식 사과했다. 토스뱅크 측은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 3항 및 전자금융거래기본약관에 따라 해당 시간 거래를 정정·취소 처리할 예정"이라며 "고객이 매수한 엔화는 회수하고 매수에 사용된 원화는 환불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엔화를 카드결제·송금·출금 등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해당 고객의 외화통장과 토스뱅크 통장 잔액에서 출금해 충당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뱅크가 추산하는 자체 손실은 거래액의 절반인 100억 원대다. 1인당 평균 환전액이 약 7만 원 수준이어서 개별 소송 실익은 크지 않지만, 이미 차익을 본 이용자가 환수를 거부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오전부터 토스뱅크에 대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오류 발생 원인과 내부통제 절차 준수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수시검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디지털 서비스 확대로 시스템 오류에 노출되는 빈도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내부통제 지침 준수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유사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2022년 9월 토스증권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대일 때 1290원대로 잘못 적용돼 25분간 오류 거래가 발생했지만, 당시에는 제휴 은행의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 토스증권이 차익을 회수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에는 하나은행에서 베트남 동 환율이 시세의 10분의 1로 고시되는 오류가 발생했고, 이때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해당 거래가 모두 취소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2022년과 원인이 달라 거래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시스템 점검 절차를 강화하고 환율 고시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체계를 철저히 개선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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