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최근 김치 소비 트렌드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황해도식 전통 김치인 ‘덤벙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덤벙김치’는 그 이름처럼 김치 재료를 김칫국물에 ‘덤벙’ 담그는 방식에서 유래된 이북식 간편 김장법이다. 정성스럽게 재료를 절이고 양념해 속을 채우는 기존의 김장 방식과 달리, 손이 적게 가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어서 특히 여름철 김치로 각광받고 있다.
덤벙김치는 고춧가루, 마늘, 생강, 멸치액젓, 황태 육수 등 기본 양념을 섞은 국물에 절인 배추나 무를 담가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젓갈이나 찹쌀풀 없이도 깊은 감칠맛을 내며, 국물 맛이 시원하고 담백해 물김치와 배추김치의 중간 맛을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반 김치보다 짠맛이 덜하고 국물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여름철 국수나 국밥과 곁들이기 좋다.
이러한 조리 방식은 전통적인 김장 문화와 현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결시키는 가교 역할을 한다. 장시간 배추를 절이고 속을 채우는 수고를 줄일 수 있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전통 음식의 맛을 경험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덤벙김치 담그는 법’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레시피를 따라 만든 후기를 공유하는 게시물도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방송에서도 덤벙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다. SBS <생활의 달인>에서는 해주 출신 달인의 덤벙김치 레시피가 소개되며 그 인기가 더해졌다. 해당 방송에서는 김치말이국수, 국밥 등과 함께 제공되는 덤벙김치의 조화로운 맛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국물의 간이 적당하고, 숙성 후에도 배추가 아삭한 식감을 유지한다는 점이 주요 포인트로 꼽힌다.
서울의 한 국밥 전문점 관계자는 “최근 덤벙김치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며 “특히 여름에는 시원한 김칫국과 함께 국밥이나 국수를 즐기려는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이 가게에서는 직접 담근 덤벙김치를 국밥에 함께 제공하고 있으며, 따로 판매도 하고 있다.
덤벙김치의 인기는 단순히 음식 하나의 유행을 넘어, 전통과 실용성을 결합한 식문화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점에서 1인 가구와 중장년층 모두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김치 전문가들은 “이북식 김치의 경우 강한 젓갈향보다 담백하고 은은한 풍미가 특징”이라며,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지만, 국수나 죽과 곁들였을 때 조화가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덤벙김치는 복잡한 조리과정을 줄이고도 전통 김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좋은 예로, 앞으로 김치의 다양성과 지역 전통 조리법에 대한 재조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변화하는 식문화 속에서 이처럼 ‘간편하지만 깊은 맛’을 지닌 음식들이 더 많이 발굴되고 전파될 필요가 있다.










0개의 댓글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