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O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KBO 인스타그램 갈무리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0-10으로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2009년 이후 17년 만에 밟은 8강 무대였지만 4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선수단 연봉 총액 4,566억 원의 초호화 전력을 앞세운 도미니카공화국은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한국 선발 류현진은 1회를 삼자범퇴로 넘겼으나 2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주니오르 카미네로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내줬다.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유격수 땅볼 타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좌전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2회에만 3실점한 류현진은 1⅔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국가대표 고별전으로 알려진 등판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3회에는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노경은이 후안 소토 안타와 게레로 주니어 적시 2루타로 2실점을 허용했고, 박영현이 매니 마차도에게 적시타를 맞아 0-5가 됐다. 곽빈은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2실점까지 내준 뒤 데인 더닝이 소토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간신히 이닝을 끝냈다. 3회까지 한국은 투수 네 명을 쏟아부으며 0-7로 끌려갔다.

타선은 도미니카 선발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 앞에서 꽁꽁 묶였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좌완 산체스는 5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압도했다. 4회 저마이 존스의 좌전 안타와 안현민의 우중간 2루타로 득점권을 만들었지만 문보경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유일한 기회를 놓쳤다.

4회부터 6회까지 고영표·조병현·고우석이 릴레이로 삼자범퇴 투구를 이어가며 7점 차를 유지했으나 반격의 실마리는 나오지 않았다. 7회 소형준이 마운드에 올라 2사 1·3루 위기를 맞았고, 유격수 땅볼로 병살을 노렸지만 실패한 직후 오스틴 웰스(뉴욕 양키스)에게 우월 3점 홈런을 맞으며 0-10이 됐다. 그대로 콜드게임 규정이 적용돼 경기는 끝났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역시 도미니카공화국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라는 걸 확인했다"며 "오늘 경기가 젊은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길 바라고, 기회가 되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에 대해서는 "대표팀 최고참으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부분을 칭찬하고 싶다. 고맙다"고 전했다.

결과는 참혹했지만 한국은 C조 조별예선에서 일본·대만·호주·체코 상대로 2승 2패를 거두고 호주전 7-2 역전승으로 극적 8강행 티켓을 따냈다. 10점 차 콜드패 직후에도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며 퇴장한 선수들의 모습에 전 세계 야구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