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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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쿠팡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회원의 무료 로켓배송 적용 기준을 사실상 강화한다. 쿠폰이나 즉시할인을 적용한 뒤의 '최종 결제 금액'이 1만9,800원을 넘어야만 배송비가 면제되는 방식으로, 4월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쿠팡은 16일 자사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정책 변경 공지를 게시했다. 변경 대상은 로켓배송 상품은 물론, 판매자가 쿠팡 물류를 이용해 배송하는 판매자로켓(로켓그로스) 상품까지 포함된다.

지금까지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회원은 쿠폰이나 즉시할인을 적용하기 '전' 판매가가 1만9,800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판매가가 2만 원인 상품에 3,000원짜리 할인 쿠폰을 적용해 실제로 1만7,000원만 결제하더라도 무료 배송이 가능했던 셈이다.

그러나 정책 변경 이후에는 모든 할인을 적용한 뒤의 최종 결제 금액이 1만9,800원을 넘어야만 배송비가 면제된다. 같은 조건에서 쿠폰을 사용해 결제 금액이 1만7,000원으로 떨어지면 별도의 배송비가 부과된다는 뜻이다. 월 7,890원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은 이번 변경과 무관하게 기존처럼 최소 주문 금액 제한 없이 무료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쿠팡 측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일부 입점 판매자의 가격 왜곡 행위를 꼽았다. 로켓그로스의 경우 판매자가 직접 가격을 설정하는 구조인데, 일부 판매자가 판매가를 인위적으로 높게 책정한 뒤 대폭 할인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무료 배송 기준을 우회해왔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회원 간 최소 주문 금액 기준 차이로 인한 혼선을 줄여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할인율을 부풀리는 일부 판매자의 부당 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변경을 수익성 방어를 위한 비용 절감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쿠팡은 2025년 연간 매출 49조1,197억 원, 영업이익 6,79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023년 1.93%에서 2024년 1.46%, 2025년 1.38%로 3년 연속 하락 추세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생한 3,370만 명 규모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1인당 5만 원, 총 1조6,850억 원 규모의 보상 비용이 발생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한 800만 달러(약 115억 원)에 그쳤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0.09%까지 떨어졌다. 실결제액을 기준으로 전환하면 소액 주문에 수반되는 물류비 손실을 줄이면서 일반 회원의 유료 와우 멤버십 전환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용자 지표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쿠팡의 월간 신용·체크카드 결제 추정액은 지난해 11월 4조4,735억 원에서 올해 2월 4조220억 원으로 약 10.1% 줄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도 작년 12월 3,484만 명에서 지난달 3,364만 명으로 120만 명 감소했다. 개인정보 유출 이후 확산된 이른바 '탈팡(쿠팡 탈퇴)' 흐름이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비자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과한다며 준 할인 쿠폰을 이런 식으로 회수하는 거냐",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쇼핑이나 컬리 등 대안이 많아진 만큼 굳이 쿠팡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이탈을 선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반면 일각에서는 "판매가 부풀리기가 실제로 성행했던 만큼 기준 정상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대에서 5~10% 수준으로 낮춰 잡으며 "당분간 성장과 수익성 모두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서비스 제공 비용을 낮추고 대만 등 신규 시장 확장 투자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무료배송 기준 변경 역시 이러한 전사적 비용 절감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일반 회원 입장에서는 할인 쿠폰을 적극 활용하던 기존 쇼핑 습관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쿠팡이 수익성과 소비자 신뢰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갈 수 있을지, 이번 정책 변경 이후의 이용자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