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흥행이 방송 안에서의 화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외식 소비 패턴을 바꿔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SNS 데이터와 결제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 미식 탐구가 기념일 중심의 일회성 이벤트에서 일상적인 여가 활동이자 경험 소비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소셜미디어 데이터부터 변화가 뚜렷하다. 2025년 미슐랭에 대한 SNS 언급량은 흑백요리사 방영 전인 2023년과 비교해 43.2퍼센트 늘었고, 파인다이닝 언급량도 11.4퍼센트 올랐다. 연관 키워드의 성격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기념일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셰프와 시그니처, 페어링처럼 음식 자체의 경험과 본질에 집중하는 단어들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을 단순한 식사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즐길 거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관심이 실제 지갑을 여는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은 결제 데이터에서도 확인됐다. 2025년 미슐랭 레스토랑의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2퍼센트 증가했다. 특히 방송에 출연한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2024년 대비 42.2퍼센트나 이용 건수가 뛰었다. 셰프 개인의 브랜드 가치와 방송 콘텐츠가 결합해 소비를 직접 끌어당기는 IP 효과가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셰프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자체도 변했다. 소셜 연관어 분석에서는 과거의 엄격하고 권위적인 이미지 대신 웃긴이나 존경하는 같은 친근하고 다채로운 키워드가 등장했다. 셰프를 하나의 스타이자 개성 있는 인물로 소비하는 팬덤 문화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식 열풍은 파인다이닝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적인 메뉴 영역으로도 퍼졌다.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메뉴를 선보인 흑수저 셰프 식당의 경우 시즌2 공개 전후 점심 시간대 이용 건수가 105퍼센트 급증하며 폭넓은 수요를 흡수했다. 장르별로 보면 시즌1 이후에는 중식이 168.3퍼센트, 양식이 165.8퍼센트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시즌2 이후에는 한식이 85.6퍼센트, 일식이 75.9퍼센트로 관심의 축이 이동했다. 사찰음식과 갈비, 곰탕처럼 익숙한 메뉴들이 미식의 주인공으로 재조명받는 계기가 된 것이다.
예약 행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외식 관련 SNS 게시글에서 예약 키워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2.6퍼센트에서 2025년 17.6퍼센트로 꾸준히 올랐다. 반면 현장에서 기다리는 웨이팅 언급 비중은 소폭 줄었다. 캐치테이블 같은 예약 플랫폼이 인기 식당을 선점해 미식 경험에 성공했다는 성취감을 얻는 도구로 자리 잡은 흐름이다. 실제로 흑백요리사와 캐치테이블이 함께 언급된 게시글은 시즌1 대비 시즌2 이후 488퍼센트나 폭증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외식 소비의 기준이 맛과 가격을 넘어 스토리와 공간, 셰프의 개성과 철학 등 경험적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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