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오는 23일 전면 시행할 예정이었던 휴대전화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를 7월 이후로 연기한다. 과기정통부는 20일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안면인증을 활용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의 시범운영 기간을 오는 6월 3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안면인증 개통 제도는 정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등에 악용되는 이른바 '대포폰'을 근절하기 위해 기존 신분증 스캔에 더해 이용자의 실제 얼굴과 신분증 사진을 대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 23일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대면 채널과 알뜰폰사 비대면 채널에서 90일간 시범 도입돼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시범운영 기간 현장에서는 적잖은 혼란이 빚어졌다. 안면인증 성공률이 낮고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며, 특히 비대면 영업 비중이 높은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이용자가 직원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인증을 완료해야 하는 만큼 영업 차질에 대한 불만이 컸다. 소비자 측에서도 개인 얼굴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됐고, 신분증에 오래된 사진을 사용하는 고령층은 신원 확인에 시간이 과도하게 소요된다는 호소가 잇따랐다.
업계의 반발에 더해 국가인권위원회까지 제동을 걸었다. 인권위는 지난 13일 안면인증 개통 제도에 대해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과기정통부에 재검토를 권고했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환자, 알츠하이머를 앓아 안면 근육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 등의 경우 안면인증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과기정통부는 권고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포함한 공식 입장을 제출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 알뜰폰협회, 이동통신유통협회 등 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시범운영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현장 혼란 방지를 위한 업무 프로세스 재정비, 조명이나 통신 상태 등 외부 변수에 대응할 현장 매뉴얼 보완, 디지털 취약계층의 선택권 보장을 위한 대체 수단 확정 등을 이유로 3개월 이상의 연장을 공통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연장된 시범운영 기간 동안 안면인증 외의 대체 수단도 병행 검토한다.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모바일신분증 앱 내 PIN번호 인증, 영상통화를 통한 본인 확인, 지문·홍채 등 다른 생체인증, 계좌인증 등이 검토 대상이다. 업계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대체 수단이 확정되면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안면인증 제도의 실효성 자체를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포폰 범죄의 상당수가 이미 온라인과 해외를 경유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된 만큼, 대면 개통 단계의 안면인증만으로는 근본적인 차단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부는 안면인증이 명의도용과 명의대여 방지에 가장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용자와 현장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신뢰받는 통신 환경이 구축될 수 있도록 업체, 관계기관, 전문가 등과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여 필요한 사항들을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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