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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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을 48시간 이내에 완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들을 초토화하겠다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내놓았다. 미국-이란 전쟁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며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예고한 것은 전쟁 시작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만약 이란이 지금 이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 내 각종 발전소를 타격해 완전히 파괴(obliterate)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간으로는 22일 오전 9시쯤 게시된 이 글에 따르면, 최후통첩 시한은 한국 시간 24일 오전까지다.

전문가들은 '발전소 초토화'가 이란의 국가 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란 전기의 약 80%를 담당하는 천연가스 발전소에 공습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형 발전소 몇 개만 타격해도 전력망 전체가 흔들리는 만큼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는 전략적 표적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번 최후통첩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미국 내 정치적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이란이 사실상 봉쇄에 나서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대이란 군사 작전에 대한 미국 국내 여론도 부정적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매가(MAGA) 진영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란은 트럼프의 최후통첩에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본토에서 약 4,000km 떨어진 인도양의 미·영 공동기지를 향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작전 반경을 크게 넓혔다. 이는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사일 사거리를 2,000km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이란 지도부의 기존 입장을 뒤집는 것으로, 유럽 주요 도시까지 사정권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에얄 자미르는 "이 미사일들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거리가 유럽 주요 수도까지 도달한다"고 경고했다.

이란 측은 "눈에는 눈 원칙을 넘어섰다"며 "더욱 파괴적인 수준의 보복을 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미군은 같은 날 중부사령부를 통해 이란 해안의 지하 미사일 시설을 대형 폭탄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으며, 해당 시설은 대함 순항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를 은닉하는 데 활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군은 함정 130여 척을 중동 일대에 배치하고 있으며, 동맹국들에 선박 호위 지원을 요청했으나 주요국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타국의 도움은 필요 없다"며 독자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목표였던 이란 핵 제거와 정권교체 대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라는 좁은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이란에 협상 시한을 제시함과 동시에 미국의 승리를 선언할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란이 요구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며,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미국의 에너지 시설 타격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48시간의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은행 창구 기준 1,530원을 돌파했으며, 국제유가 추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과 금리 정책 변동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