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오는 7월부터 한국의 입양 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그동안 민간 입양기관이 주도해온 입양 절차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공적 입양 체계’가 본격 시행된다. 이번 제도 개편은 아동의 권익을 최우선에 두고, 입양 전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보건복지부는 「입양특례법」 및 「국외입양법」 개정에 따라 2025년 7월부터 공적 입양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핵심 내용은 ▲입양 전 아동의 보호 책임을 지자체가 맡고 ▲입양 부모 자격 심사와 아동 매칭을 국가기관이 수행하며 ▲입양 후 사후관리까지 공공이 직접 수행하는 것이다.
입양 절차에서 가장 큰 변화는 입양기관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동의 법적 보호자 역할을 맡는 점이다. 이를 통해 원가족 보호 우선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보호 방식을 공공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입양부모에 대한 평가와 매칭, 승인, 입양 후 추적 관리 등 모든 과정이 복지부 산하 국가 아동권리보장원(NCRC) 주도로 진행된다. 입양 심의는 복지부 산하 입양정책심의위원회가 맡으며, 입양 전 아동의 상황에 대한 전문적 평가가 병행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국내 입양 활성화 ▲불투명한 절차 개선 ▲아동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3대 목표를 중심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 민간 기관 중심의 입양 과정에서 드러난 위조서류, 자격 미비, 입양 취소 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입양제도 인식 조사에서는 국민의 약 79%가 공적 입양 체계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70% 이상이 ‘국내 입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공적 입양 체계 도입은 해외 입양 정책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과거 한국은 국제 입양 국가 중 가장 많은 입양을 보낸 나라 중 하나였으며, 이에 대한 인권 침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과거 입양 아동의 신분 위조, 인권 침해 사례를 다수 확인하고,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와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국제입양 헤이그협약 비준도 추진 중이다. 협약은 아동의 국제 입양 시 원가족 보호를 우선하고, 입양이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이 될 때만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이번 공적 입양 체계와 방향을 같이한다.
복지부는 “입양은 아동에게 또 다른 삶을 제공하는 선택이지만, 그 과정에서 아동의 권리와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며 “공적 체계 전환을 통해 국민 신뢰 회복과 입양 문화의 성숙을 함께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편이 실제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인력 확충, 전문성 강화, 민간기관과의 협업 등 실무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또한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미혼부모에 대한 복지 확대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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