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한 끼 점심값이 만 원을 훌쩍 넘기는 시대에 4000원짜리 김치찌개와 2000원짜리 계란말이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이 정보를 나누는 곳은 '거지맵(https://거지맵.com)'이라 불리는 온라인 가성비 식당 지도 서비스다.
거지맵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전국 각지의 저렴한 식당을 지도 형태로 보여주는 웹사이트다. 극도로 절약하는 사람을 농담처럼 일컫는 '거지'에 지도를 뜻하는 '맵'을 합친 이름이다. 이 서비스는 앞서 청년층 사이에서 크게 유행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거지방'에서 파생됐다. 채팅창에서 텍스트로만 오가던 절약 식당 정보를 지도 위에 시각화한 것이 핵심이다.
사이트에는 1000원대부터 9000원대까지 가격대별 식당이 등록돼 있으며, 이용자가 직접 위치와 메뉴 가격을 올리고 후기를 남기는 방식으로 데이터가 쌓인다.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점심 4000원에 해결했다", "이런 사이트를 이제야 알았다"는 식의 절약 체험담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거지맵이 빠르게 확산되는 근본 원인은 가파르게 오르는 외식 물가에 있다. 행정안전부 개인서비스 가격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서울 김치찌개 백반 한 그릇 평균값은 8654원으로 10년 전 5769원 대비 2885원 올랐다. 같은 기간 칼국수는 3423원, 김밥은 1685원씩 각각 상승했다.
물가 압박은 외식 영역 전반에 걸쳐 있다. 2025년 연간 외식비 상승률은 3.1%로 같은 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1%를 크게 웃돌았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 458개 품목 가운데 2020년 대비 2025년 가격이 20% 이상 뛴 품목은 201개에 달했다. 가계 지출에서 의식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만큼, 한 끼 가격에 대한 소비자 민감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저가 식당이 조명받을수록 이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도 함께 거론된다. 쌀값은 전년 대비 20kg당 만 원 이상 올랐고, 인건비와 식자재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구조에서 가격을 동결해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이 소상공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거지맵 열풍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청년 세대 소비 패턴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합리적 절약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영세 식당의 지속 가능한 운영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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