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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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EBS가 인공지능 기술을 전면 활용해 인류 지성사의 핵심 고전 100권을 강의 콘텐츠로 풀어내는 대형 기획물을 선보인다.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이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30일 밤 12시 5분 EBS 1TV를 통해 첫 전파를 탄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기획부터 완성까지 모든 제작 단계에 AI 기술이 투입됐다는 점이다. 원문 추출과 재구성, 시각 및 음성 생성, 번역, 메타데이터 정리 등 전 과정에 오픈에이아이, 제미나이, 클로드 등 10여 개 AI 도구가 동원됐다. EBS 측은 이를 국내 최초의 전 과정 AI 강의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고전을 요약하거나 해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자신의 저서를 설명하는 형식을 취한 것도 눈에 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강의하고,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의 내면을 고백하며,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의 논리를 펼치는 식이다. 시청자가 텍스트의 논리와 사유 구조를 따라가며 고전의 핵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첫 시리즈로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뒷세이아'가 10부작으로 편성됐다. 트로이 전쟁 이후 영웅 오뒷세우스가 10년에 걸쳐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여정을 다룬 이 작품은, 시련 속에서 오만을 내려놓고 지혜와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성장의 서사로 해석된다. 30일부터 4월 10일까지 평일 밤 12시 5분에 방송된다.

EBS는 콘텐츠의 학술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AI 콘텐츠 자문위원회'도 별도로 꾸렸다.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고, 맹성현 태재대 기획부총장과 이교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고전학, AI 기술, 디지털 인문학 등 각 분야의 검토를 거쳐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EBS는 이 프로그램이 AI 시대에 고전 읽기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보 접근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질문을 설계하고,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데, 그 훈련의 토대가 바로 고전이라는 것이 기획 의도다. AI를 고전에 대한 물리적·언어적 장벽을 낮추는 도구로 활용함으로써 청소년을 포함한 폭넓은 시청자층의 고전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