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정부가 5월 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청와대가 즉각 이를 부인하면서 향후 지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유가·고환율·저성장의 삼중고 속에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한 카드로 임시공휴일이 거론되었으나, 실제 지정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5월 4일(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5월 1일(금요일·노동절)부터 5일(화요일·어린이날)까지 5일간의 황금연휴를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5월 4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보도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임시공휴일 지정은 관계부처가 인사혁신처에 요청한 뒤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고, 대통령 재가를 거쳐 확정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까지 인사혁신처에 공식적인 검토 요청이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논의가 부상한 배경에는 급격히 악화된 경제 상황이 자리한다. 미국·이란 간 군사 충돌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가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월 26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돌파하고 소비자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 심리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3월 31일 국무회의에서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이 가운데 4조 8,000억 원을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편성해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약 3,577만 명에게 1인당 10만~60만 원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지역화폐 형태로 1차분은 4월 말, 2차분은 7월 초 지급될 전망이다.
임시공휴일 검토설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3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동절 공휴일법이다. 찬성 194표, 반대 2표, 기권 3표로 의결된 이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 절차를 거치면 올해 5월 1일부터 노동절이 전 국민 대상 법정 공휴일로 시행된다. 그동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유급휴일이던 노동절이 공무원·교사·특수고용직 종사자까지 확대 적용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5월 4일만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토·일요일을 포함해 자동으로 5일 연속 연휴가 완성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임시공휴일의 경제 효과는 단기적이나 규모 면에서 적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임시공휴일 하루의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이 약 2조 1,000억 원에 달하며, 이로 인한 생산유발액이 4조 2,000억 원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음식점·숙박서비스 분야 소비가 약 9,000억 원으로 가장 크고 운송서비스와 식료품이 뒤를 이었다. 2025년 1월 27일 설 연휴 앞 임시공휴일 당일에도 소비지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국회입법조사처가 분석했다.
다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임시공휴일 하루의 생산 감소 규모가 8조 원에 달한다는 추산을 내놓고 있으며, 2조 원의 소비를 위해 8조 원의 생산을 포기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수출 중심 중견·중소기업은 조업 일수 단축에 따른 납기 차질과 추가 인건비 부담을 우려한다. 영세 소상공인 역시 휴일 수당 지급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이번 상황이 과거와 다른 점은 해외여행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2025년 1월 임시공휴일 당시 해외 카드 결제 증가율이 국내의 약 5배에 달해 내수 진작 효과가 반감됐다는 분석이 있었으나, 현재는 고유가와 항공료 급등,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으로 해외 이동이 제약받고 있다. 연휴 기간 소비가 국내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내수 진작 실효성이 과거보다 클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결국 5월 4일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는 청와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제 상황 변화와 여론 추이에 따라 재점화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임시공휴일 지정은 통상 최소 2주 전까지 국무회의 의결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4월 중순까지가 사실상의 결정 시한이 된다.
추경을 통한 현금 지원과 연휴를 통한 소비 유도가 맞물릴 경우 단기 내수 회복에 기여할 수 있으나, 생산 차질과 형평성 논란이라는 비용도 함께 따른다는 점에서 정부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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