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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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정부가 8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운행을 기존 5부제에서 2부제(홀짝제)로 대폭 강화하고, 전국 공영주차장에도 5부제를 적용한다. 고유가로 인한 공공기관 전면 홀짝제 시행은 2008년 이후 18년 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일 브리핑을 열고 8일부터 공공기관에는 승용차 2부제를,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는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가 같은 날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열어 원유에 대한 위기경보를 2일 0시부로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격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천연가스 위기경보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됐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운용된다. 정부는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5일 원유에 대해 '관심' 단계를 처음 발령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자 3월 18일 '주의'로 올린 뒤 2주 만에 다시 '경계'로 격상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직전 마지막으로 통과한 한국행 유조선이 3월 20일 국내에 입항한 이후 열흘 넘게 호르무즈 경유 원유 도입이 중단된 상태다. 산업부는 수송경로 봉쇄에 따른 국내 도입 차질이 본격 가시화된 상황이라고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공공기관 2부제는 홀짝제 방식으로 운용된다. 홀수일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짝수일에는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기존 5부제가 해당 요일에 특정 번호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었다면, 2부제는 해당일에만 운행을 '허용'하는 방식이라 사실상 운행 가능 일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대상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국공립 초·중·고등학교 등 약 1만1,000개 공공기관의 공용차와 임직원 차량 약 130만 대다.

장애인·임산부 동승 차량, 전기차·수소차,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경우, 기관장이 필요성을 인정한 차량 등은 예외로 인정된다. 다만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2부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위반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기존 4회 위반 시 징계하던 기준이 3회로 줄어드는 이른바 '삼진 아웃제'가 적용된다. 1회 위반 시 구두 경고, 2회 위반 시 기관장 보고 및 주차장 출입 제한, 3회 위반 시 징계 조치가 이뤄진다. 청사 외부 주차장이나 불법 주차를 통한 규정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청사 인근을 하루 1회 단속하는 지침도 마련될 예정이다.

공영주차장 5부제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전국 약 3만 곳, 약 100만 면 규모의 노상·노외 유료주차장에 적용된다. 민간 차량이라도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려면 요일별 차량번호 끝자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월요일은 끝자리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번 차량의 출입이 제한된다. 장애인 차량, 임산부·미취학 유아 동승 차량, 전기차·수소차, 긴급·의료·경찰·소방 차량, 생계유지에 필요한 생계형 자동차 등은 제외된다. 전통시장이나 관광지 인근 등 지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차장도 제외 대상이 될 수 있다. 공공기관을 방문하는 민원인 차량 역시 공영주차장 5부제 기준이 적용된다.

민간 부문은 현재 자율적인 5부제가 유지된다. 정부는 당초 민간 의무화를 검토했으나 현장 혼란 등을 고려해 유보했다. 다만 에너지 수급 상황과 국민 불편, 경기 영향 등을 종합 판단해 의무 시행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경우 민간 부문에도 5부제가 의무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공공기관 2부제 시행 시 월 1만7,000~8만7,000배럴, 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 시 월 5,000~2만7,000배럴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아랍에미리트로부터 확보한 2,400만 배럴의 원유 중 600만 배럴의 국내 공급이 조만간 완료되며,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통해 수급 공백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오일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상황이 엄중해 공공기관에 충분한 준비 시간을 드리지 못한 점에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며, 특히 지방정부에서는 공영주차장 5부제를 시행하면서 충분한 사전 안내와 철저한 준비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