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병원 주사실 안내문 하나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뒤흔들었다. 일부 남성 환자들이 여성 간호사 앞에서 의도적으로 바지를 완전히 내리는 행위가 반복되자 병원 측이 이례적인 경고 공지를 내건 사연이 알려지면서다.
지난 2일 스레드 이용자 A씨는 경기도 일산의 한 이비인후과 주사실 벽에 붙어 있는 안내문 사진을 올리며 "내 눈을 의심했다"고 적었다. 사진 속 안내문 제목은 '주사실 예절'이었다.
안내문에는 "바지는 가급적 주사 맞으실 쪽 골반 밑으로 살짝만 내려달라. 일부러 쭉 내려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간곡히 부탁 말씀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여러 번 말씀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의를 완전히 내리시는 경우에는 주사 접종을 거부할 수 있다"는 강경한 경고 문구도 포함됐다.
해당 게시물은 스레드를 넘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다. 반응은 충격과 공감으로 양분됐다. 현직 간호사와 의료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심지어 주사실은 밀폐된 좁은 공간인데 극한 직업"이라거나 "팬티까지 다 내리는 사람도 정말 많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이미 오래전부터 의료 현장에서 반복돼 온 문제라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비판 여론도 거셌다. "사진 찍어서 박제해야 한다", "저런 행위는 명백한 성희롱인데 왜 병원이 이걸 공지로 막아야 하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엉덩이 주사 자체를 없애야 할 때가 됐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없애도 다른 방식으로 성희롱할 것"이라는 냉소적 반박도 이어졌다.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추행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간호협회 등 의료계는 수년째 환자에 의한 의료인 폭력과 성희롱 문제를 공론화해 왔으나 실질적인 제도적 보호 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안내문 논란이 일회성 화제로 소비되지 않고 의료 현장 내 성희롱 방지 대책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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