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탕수육 2접시에 소주 6병. 두 시간 반 넘게 먹고 마신 뒤 계산대 한 번 들르지 않고 그대로 사라졌다. 경기도 광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연이 4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후 6시 50분께 여성 3명이 가게를 찾아와 어묵우동 2접시, 탕수육 2접시, 소주 6병 등 총 8만 2000원어치를 주문했다. 이들은 오후 9시 30분께 계산 한 번 없이 자리를 떠났다.
황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A씨는 2022년 요식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0건 이상의 무전취식을 겪었다고 밝혔다. 신고할 때마다 소주잔과 식기까지 챙겨 지문 감식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매번 '미결'이었다. "단 한 번도 잡힌 적이 없다"는 그의 말에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공분이 쏟아졌다.
A씨는 선불제로도 바꿔봤지만 술을 파는 가게 특성상 매출에 직격탄이 됐다고 토로했다. 바쁜 시간에는 손님이 자리를 뜨는 것조차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자영업자의 고충이다. 그는 "이대로 또 못 잡으면 CCTV 얼굴을 공개하는 수밖에 없다"며 "자영업자는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건지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업소 관련 신고는 총 6건으로 피혐의자는 모두 다른 인물이다. 이 가운데 3건은 용의자를 특정해 2건은 변제가 완료됐고 1건은 변제 예정이다. 나머지 3건은 지문 확보도 CCTV 추적도 여의치 않아 결국 입건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비슷한 사건이 잇따라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불과 2주 전인 지난달 20일에도 경기 파주의 한 술집에서 2010년생 미성년자가 포함된 여성 일행이 위조 신분증으로 술을 주문한 뒤 화장실에 가는 척 사라졌다. 이들은 이후 경찰에 붙잡혀 음식값을 물었다.
이 같은 먹튀 사건이 늘고 있다는 것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무전취식·무임승차 등 대금 미지급 행위 관련 112 신고 건수는 지난해 13만 6835건으로 3년 연속 신기록을 경신했다. 2021년 6만 5217건과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 수치다.
경기 둔화 속에 소액 범행을 가볍게 여기는 왜곡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경범죄처벌법상 무전취식은 10만 원 이하 벌금·구류·과료에 불과해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범행 의도가 뚜렷하고 상습적일 경우 형법상 사기죄가 적용돼 최대 징역 10년 또는 벌금 2000만 원까지 가중될 수 있지만 피해 금액이 소액이면 실제 기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CCTV에 얼굴이 다 나오는데 왜 못 잡느냐", "무전취식 처벌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자영업자를 보호할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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