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국제 식량 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식탁 물가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26년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28.5로 전월(125.3) 대비 2.4% 올랐다고 밝혔다.

앞서 2월 지수도 전월(124.2) 대비 0.9% 오른 125.3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고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두 달 연속 오름세가 확인되면서 식량 가격 회복 흐름이 단기 반등이 아닌 추세적 전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품목별로는 유지류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2월 유지류 가격지수는 174.2포인트로 전월 대비 3.3% 상승했으며 이는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팜유는 동남아시아의 계절적 생산 감소와 견조한 수입 수요가 맞물려 3개월 연속 상승했고 대두유는 미국의 바이오연료 정책 강화 기대감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식물성 기름 수요를 자극하는 구조적 연결고리가 이번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육류 가격도 상승 압력을 더하고 있다. 3월 육류 가격지수는 127.7포인트로 집계됐으며 오세아니아 지역의 수출 물량 제한 속에 양고기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쇠고기 가격도 중국과 미국의 수입 수요 확대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108.6포인트로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의 이상 한파로 인한 작황 동해 우려와 러시아 물류 차질, 흑해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밀 가격이 1.8% 올랐다. 바스마티와 자포니카 쌀 수요 증가도 쌀 가격을 0.4% 끌어올렸다.

하락 품목도 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19.3포인트로 1.2% 내렸는데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치즈 생산이 늘면서 공급 과잉 압력이 작용했다. 설탕 가격지수도 86.2포인트로 4.1% 하락했다. 미국의 사상 최대 생산 전망과 세계 공급 확대 기대가 가격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이다.

FAO는 2025~26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을 30억 2880만 톤으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5.6% 늘어난 규모로 소비량 증가 속도(2.3%)를 웃돌아 공급 측면의 불안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식품·외식 가격에 전이되는 만큼 유지류와 육류의 추가 상승 여부가 국내 밥상 물가의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가격의 불안정성이 이어지는 한 식량 가격의 상승 압력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