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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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대 노인 무임승차 제한 검토 지시가 열흘도 안 돼 사실상 백지화됐다. 청와대는 4일 대한노인회와의 간담회 직후 어르신의 대중교통 무임승차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분산 방안을 논의하던 중 "출퇴근 피크타임 한두 시간만 노인들의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제한하는 방법을 연구해보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즉시 검토에 착수하면서 1984년 제도 도입 이후 42년간 유지돼 온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급물살을 탔다.

대한노인회는 크게 반발했다. 4일 홍석 대한노인회 회장은 배진교 청와대 비서실장, 성환 사회부총리 겸 보건복지부 장관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강력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노인회 측은 "노인들이 아침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주로 오전 5시에서 7시 사이이며 이는 청소 등 생업을 위한 이동이기 때문에 무임승차 제한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즉각 입장을 선회했다. 홍 회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측이 노인 복지 축소를 목표로 하는 정책은 없을 것이라고 했으며 어르신의 무임승차를 제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실상 대통령 발언이 정책 지시가 아닌 아이디어 차원이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강제 제한 대신 이용 자제 권고 수준에서 논의를 마무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령 유권자의 반발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제도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는다. 지난해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무임수송으로 입은 손실은 7754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1~8호선 출퇴근 시간대 무임승차 비율은 전체의 8.3%에 달하며 전체 이용객 중 65세 이상 비중은 14.6%로 매년 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무임승차 대상을 기초연금 수급 기준인 소득 하위 70% 노인으로 좁힐 경우 2030년 기준 무임손실이 현재보다 71.7%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 연령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단계적으로 상향하거나 소득 기준을 도입하는 방식의 제도 개편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가 촉발한 논쟁이 조기에 봉합됐지만 재정 부담과 복지 형평성이라는 근본 과제는 어떤 형태로든 다시 수면 위로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