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소방본부
사진=대전소방본부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새끼 늑대가 도심 도로를 활보하는 장면이 시민들에게 목격되며 대규모 수색전이 펼쳐졌다. 8일 오후 늦게까지 포획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8일 오전 9시 30분쯤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에서 2024년생 수컷 늑대 '늑구'가 사육장 울타리 밑 땅을 파고 외부로 빠져나갔다. 몸무게 약 30kg으로 말라뮤트와 비슷한 크기다. 인공 포육 과정을 마치고 늑대사에 합사하는 과정에서 관리 사각지대가 생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탈출이 개장 전에 이뤄진 탓에 동물원 내 관람객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오월드 측은 탈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약 1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24분에서야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수색은 동물원 내부에 머물고 있다는 판단 아래 진행됐다. 하지만 오전 11시 30분쯤 늑구가 외곽 울타리까지 뚫고 동물원 밖으로 빠져나간 것이 확인됐다.

이후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전개됐다. 오후 1시 10분경 동물원에서 직선거리로 약 1.6km 떨어진 오월드 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늑구가 차량이 오가는 도로를 활보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목격됐다. 대전시는 오후 1시 29분 재난 문자를 발령해 "탈출 늑대가 오월드 사거리 쪽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며 시민 주의를 당부했다.

수색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경찰 110명·소방 37명·오월드 직원 100명 등 총 250여 명이 투입됐으며 드론과 탐지견, 엽사 3명까지 동원됐다. 오후 4시쯤에는 보문산 방향 야산에서 늑구의 흔적이 확인됐으나 포획에는 이르지 못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2018년 오월드 퓨마 탈출 사건을 떠올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시 퓨마는 탈출 이후 결국 사살됐으며 동물원 측의 관리 부실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도 합사 과정에서의 허점이 반복적인 탈출 사고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동물원 안전 관리 기준 강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동물 사육 시설의 이중 울타리 설치 의무화와 합사 절차에 대한 매뉴얼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월드 측은 포획이 완료되는 대로 경위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늑대의 야간 활동성이 높아지는 저녁 이후 상황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국은 보문산 일대를 중심으로 야간 수색을 이어갈 계획이며 인근 주민들에게는 야외 활동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