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어디가니 늑구 갈무리
사진=어디가니 늑구 갈무리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대전 오월드 사파리를 탈출한 늑대 늑구의 행방이 8일째 묘연한 가운데 시민이 직접 제작한 실시간 이동 경로 추적 지도가 등장해 전국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어디가니 늑구맵(https://map.bizmetric.kr)이라는 이름의 웹사이트 링크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께 대전 오월드 철조망을 뚫고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수색 당국이 드론과 마취총을 동원해 추적을 벌여왔으나 좀처럼 포획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오월드에서 직선거리 약 1.5~1.8km 떨어진 무수동·구완동 일대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개체가 포착됐지만 이내 수색망을 빠져나갔다.

이처럼 수색이 장기화하자 시민이 직접 추적 지도를 제작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어디가니 늑구맵에 접속하면 대전 오월드를 출발점으로 그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된 늑구의 이동 동선이 지도 위에 시각적으로 표시된다. 탈출 경과 일수와 경찰 수색 반경, 포획 트랩 수, 허위 신고 건수 등 다양한 수치 정보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웹사이트의 재미 요소도 눈길을 끈다. 지도 위에 배치된 늑구 아이콘을 클릭하면 사냥은 못 배웠다, 드론 싫어, 야생이 이렇게 넓었나 등의 유머 문구가 말풍선 형태로 나타난다. 늑구를 향한 시민들의 걱정과 애정이 유머로 녹아든 연출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제작자는 사이트 한편에 본 지도는 언론 보도 기반 이동 경로 시뮬레이션이며 실제와 다를 수 있다. 재미로만 봐 달라고 당부하는 문구를 명시했다. 공익적 정보 제공과 뉴스 데이터 시뮬레이션을 목적으로 한 독립 프로젝트이며 대전 오월드나 경찰·소방 당국의 공식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안내했다.

한편 늑구맵의 확산이 뜻하지 않은 우려를 낳기도 한다. 수색 당국은 늑구가 포획틀 앞에서 서성이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으나 이동 경로가 광범위하게 공유될 경우 늑구를 직접 찾아나서는 시민들이 늘어나 오히려 포획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현장 인근에 자체적으로 늑구를 찾아나서는 시민들이 목격되고 있다.

수색 당국은 현재 오월드에서 직선거리 약 2km가량 떨어진 중구 구완동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남쪽 일대를 중심으로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늑대는 배가 고프거나 겁을 먹은 상태에서 이동 반경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하며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포획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늑구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운데 수색 당국의 포획 작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