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매년 여름 수도권을 뒤덮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의 기세를 꺾기 위한 선제 대응이 올해 본격화됐다. 성충 출현 이전 유충 단계에서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를 살포해 대발생 자체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인천시와 계양구, 국립생물자원관은 15일부터 계양산 일대에서 바실러스균을 활용한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 야외 현장 실증 실험을 진행 중이다. 해당 방제제는 사전 실내 검증에서 살충률 94%에 달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 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야외 환경에서 효능을 검증하는 첫 시도다.
국립산림과학원도 앞서 시중에 유통 중인 친환경 방제제를 활용한 실내 검증에서 곤충 병원성 곰팡이류 방제제가 약 90%의 살충률을 보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식물 추출물 방제제 역시 60% 이상의 효과를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성충 활동 시기 이전 야외 실증 실험에 본격 착수했다.
러브버그 방제가 이처럼 시급한 과제로 부상한 배경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민원이 있다.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2023년 5600건, 2024년에는 9296건으로 2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3년간 누적 민원만 1만 9000건을 넘어서는 등 시민 불편이 해마다 가중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환경부는 올해 4월부터 러브버그 등 대규모 출현 곤충을 '대발생 곤충'으로 지정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방제 관리에 나서야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동안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분류돼 화학적 방제의 법적 근거가 모호했던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소한 것이다.
서울시는 AI를 활용한 발생 시기·지역 예측 용역에도 착수했다. 기존의 사후 물 뿌리기와 포집 방식에서 벗어나 발생 전 사전 관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알을 낳는 성충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유충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맨홀 틈새 등 주거지 취약시설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유충 단계 선제 방제의 효과에 주목한다. 유충 1마리를 방제하면 성충 약 500마리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체 수 급증의 근본 원인인 기후변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번식 이전 단계에서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방제가 오히려 생태계에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짚는다. 러브버그는 썩은 잡초를 분해하고 화분을 매개하는 익충으로 분류되는 만큼 친환경 방제제 활용과 살포 시기·범위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매년 러브버그 대발생이 반복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만큼 유관기관과 함께 테스트베드를 구성해 유충 단계에서의 방제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며 "주변 환경과 동식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야외 실증 실험 결과에 따라 각 군·구 배포 방침도 함께 결정될 예정이다.










0개의 댓글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