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시
사진=대전시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10일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대전 오월드 탈출 늑대 늑구가 마침내 잡혔다. 대전시에 따르면 수색 당국은 17일 오전 0시 44분께 대전 중구 안영동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안영IC 인근 수로에서 늑구를 마취총으로 생포한 뒤 오월드로 이송했다.

포획 작전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열화상 드론이었다. 수색 당국은 전날인 16일 밤 11시 45분께 안영동 일대 수로에서 열화상 드론으로 늑구를 포착했다. 이후 수의사 등 전문 인력을 즉시 투입해 0시 15분부터 약 30분간 포획 작전을 벌인 끝에 마취총을 정확히 명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대철기 대전도시공사 홍보비서팀장은 "열화상 드론이 늑구를 찾아서 마취총을 쏴서 맞은 상태에서 수로 쪽으로 이동하는 걸 쫓아가서 쓰러진 상태에서 포획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포획 작전에서는 마취총이 빗나가 실패한 바 있었지만 이번에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사격에 성공했다.

포획 직후 수의사가 현장에서 늑구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맥박과 체온 모두 정상으로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취 상태로 오월드 동물병원에 옮겨진 늑구는 마취가 깰 때까지 집중 관찰을 받게 된다. 수색 당국 관계자는 "늑구를 안전하게 오월드로 옮겼고 건강 상태도 양호하다"며 "마취가 깰 때까지 지속적으로 상태를 관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늑구는 지난 8일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아래를 파고들어 탈출했다. 두 살 수컷으로 사육 환경에서 자라 사냥 능력이 없어 먹이를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실제로 수색팀이 여러 차례 포획 기회를 놓치면서 굶어 죽을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늑구는 열흘간 수색망을 빠져나가며 놀라운 생존력을 보였다. 2~4m 옹벽을 뛰어오르고 드론 배터리 교체 틈을 노려 달아나는 기민한 움직임에 수색 당국도 혀를 내둘렀다. 비가 내린 뒤 확보된 식수와 동물 사체 등으로 열흘을 버텼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사 귀환한 늑구는 건강 회복 후 부모와 남동생이 있는 기존 가족 무리와 합사될 예정이다. 전국적인 관심 속에서 늑구맵을 제작하는 등 응원을 보냈던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다, 열흘 동안 수고했다는 반응을 쏟아내며 해피엔딩을 반겼다.

BBC를 비롯한 해외 언론들도 늑구 추격전을 집중 보도하며 한국 사회 전체가 늑대 한 마리에 보낸 뜨거운 관심을 조명했다. 열흘간 수백 명의 소방·경찰·전문 인력과 드론 수십 대가 투입된 전례 없는 대규모 포획 작전은 늑구의 무사 귀환으로 마침내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