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오늘(25일)은 '세계 펭귄의 날(World Penguin Day)'이다.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선 펭귄의 보호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이 날을 기념한다. 남극의 겨울이 시작되기 전 황제펭귄이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맞춰 제정됐으며 미국 맥머도 남극기지 인근에서 황제펭귄이 자주 목격되는 것이 계기가 됐다.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는 이날을 맞아 황제펭귄의 생존 위기와 남극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나섰다. 펭귄은 해빙·먹이망·기후 조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지표종으로 이들의 변화는 남극 생태계 전반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로 여겨진다.
녹아내리는 해빙에 무너지는 번식지
황제펭귄은 두 겹의 깃털과 두툼한 지방층 덕분에 영하 50도 이하의 혹한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평생 땅을 밟지 않는 유일한 새로 해빙 위에서 짝짓기와 산란, 육아를 모두 해결한다. 황제펭귄에게 해빙은 삶 전체를 지탱하는 터전이다.
문제는 이 해빙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이후 남극 해빙은 면적과 지속 기간 모두 감소하는 추세이며 2022년 벨링스하우젠해 중·동부 지역에서는 해빙이 예년보다 훨씬 이르게 붕괴됐다. 황제펭귄 새끼는 방수 깃털이 완전히 자라기 전까지 물에 들어갈 수 없다. 해빙이 조기에 무너지면 깃털이 덜 자란 새끼들이 바닷물 속에 내몰려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고 폐사한다.
실제 피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WWF의 위성 관측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서남극 지역 황제펭귄 개체 수는 약 22% 감소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황제펭귄의 멸종위기 등급을 기존 '준위협종(Near Threatened)'에서 '위기(Endangered)'로 두 단계 상향 조정했다.
돌 훔치고 공동 육아하는 아델리펭귄
지구상 18종의 펭귄 중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아델리펭귄은 현재 약 500만 마리가 남극 전역에 서식하고 있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조약돌을 부지런히 모아 둥지를 짓는다. 크고 안정적인 둥지일수록 암컷 유인에 유리해 좋은 돌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며 이웃 둥지에서 몰래 돌을 훔치는 일도 빈번하다. 눈이 녹아도 둥지 안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경사진 곳을 선택하는 것도 이들만의 지혜다.
새끼가 부화하고 약 3주가 지나면 부모는 먹이를 구하러 자리를 비운다. 이 기간 새끼들은 여럿이 모여 체온을 나누고 포식자로부터 서로를 지키며 생존한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동 육아 방식이다.
WWF, 특별보호종 지정 촉구 나선다
WWF는 황제펭귄 보호를 위해 영국 남극조사국(BAS)과 함께 GPS 추적 연구와 위성 모니터링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2023년 14마리, 2025년 6마리에 추적 장치를 부착했으며 올해 11월에는 15마리 대상 추가 연구도 계획돼 있다. 위성 관측을 통해 2024년에는 신규 번식지 4곳을 확인했으며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번식지가 재발견되기도 했다.
WWF는 오는 5월 11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제48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48)에서 황제펭귄의 특별보호종 지정을 공식 촉구할 예정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적 연대와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이 황제펭귄의 생존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0개의 댓글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