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보이즈 천도재 모습 | 사진=불법스님 X 캡쳐
사자보이즈 천도재 모습 | 사진=불법스님 X 캡쳐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법스님’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한 유튜브 채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 채널의 운영자가 단순한 인터넷 캐릭터가 아닌 현직 조계종 소속 스님이라는 사실이다. 종교인의 디지털 콘텐츠 진입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불교 전통 의식을 대중문화와 결합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선보인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법스님’은 지난 7월 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가상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를 위한 천도재 방송을 진행했다. 해당 방송은 유튜브와 치지직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전통 불교 의례와 현대 대중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이 콘텐츠는 예상 밖의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방송 중 “케데헌을 홍보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밝히며, 자신은 단지 “영가의 안식을 빌며, 천도재의 의미를 온라인 상에서도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송에는 염불, 법문, 재배 등 불교 의례가 충실히 진행되었고, 각 절차마다 불자와 일반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해설도 곁들였다.

이 콘텐츠는 방송 직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진짜 스님 맞나?”, “절 대신 유튜브에서 덕질을 하다니”, “역대급 문화 융합” 등의 반응이 이어졌고, 유튜브 채널은 단기간에 수천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특히 10~20대 시청자들 사이에서 “불교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나”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현직 스님이 개인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대해 일부 보수적인 시각도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한 종교문화 전문가는 “종교가 시대 흐름에 맞게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며 “전통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불법스님’은 방송 후 커뮤니티 글을 통해 “애초부터 사자보이즈 콘텐츠는 절 내에서 함께 기획된 것이며, 법적으로도 비영리 2차 창작물로서 저작권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획은 본래 불교문화 콘텐츠 체험의 일환이었고, 최근의 팬덤 문화를 이해하려는 진지한 시도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금의 이 활동은 유희가 아닌 실험이며, 나는 어디까지나 스님으로서 절에 속해 있고 불법을 전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이 있다면 열어두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유머 콘텐츠나 가벼운 화제가 아니라, 종교와 대중문화, 온라인 플랫폼이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불교계 역시 이러한 콘텐츠를 단순히 이단적이거나 가벼운 시도로 치부하기보다는, 종교의 현대적 해석과 대중 접점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종교가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이제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현직 스님이 버튜버(버추얼 유튜버)의 형식을 빌려 천도재를 진행하고, 팬덤 문화를 이해하며, 젊은 세대와 마주 보고 있다. 이 독특한 시도는 앞으로의 종교 콘텐츠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