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참외를 씨째 먹는 남편을 두고 "신분 차이가 느껴진다"고 토로한 현직 교사의 온라인 게시물이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식습관 하나를 가정 환경과 경제력의 척도로 연결 지은 발언이 불필요한 편견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1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남편이 참외 씨까지 먹는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남편이 참외를 씨를 발라내지 않고 그냥 씹어먹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문제가 된 것은 그 다음 발언이었다. A씨는 "교사 일을 하며 애들을 많이 보는데 과일 씨까지 먹는 아이들은 편부모거나 부모 직업이 별로인 못 사는 집안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걸 성인이 돼서도 그대로 하고 있는 걸 보면 조금 관리 안 된 느낌이 들어 솔직히 깼다"며 남편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이 상황에서 "급 차이"가 느껴졌다고도 했다.
게시물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참외는 씨째로 먹는 과일인데 못 배운 건 오히려 A씨 아니냐", "딸기도 씨 빼고 먹냐", "남편이 불쌍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특히 "개인의 식습관 차이를 가정 환경이나 빈부 차이와 연결 짓는 건 부적절하다", "교사로서 자격이 의심된다"는 비판도 집중됐다. 교사가 학생들의 식습관을 관찰해 가정 형편을 단정 짓고 있다는 점에서, 직업적 윤리 의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반면 소수 의견으로 "참외 씨를 파내는 집에서 자랐다면 그게 당연한 것일 수 있다"며 문화적 차이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으나 압도적인 소수에 그쳤다.
아이러니하게도 A씨가 '관리 안 된 식습관'으로 지목한 참외 씨앗과 태좌 부분은 오히려 영양적으로 우수한 부위다. 참외 태좌에는 비타민 B군의 일종인 엽산이 과육보다 5배 이상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과육의 엽산 함량이 100g당 약 15.8㎍인 데 비해 태좌에는 80㎍이 들어 있다. 엽산은 세포 분열과 성장에 필수적이며 신경전달물질 도파민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돕는 중요한 영양소다.
딸기, 수박, 참외처럼 씨가 과육에 분산돼 있거나 뭉쳐 있는 과일은 씨째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먹고 탈이 나는 경우는 씨 자체보다 과일이 상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일상적 편견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저 교사가 지금도 학생들을 식습관으로 분류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게 더 섬뜩하다"고 지적했다.
무심코 내뱉은 한 줄의 언어가 상대를 얼마나 깊게 단정 지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언어가 교사와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서 나왔을 때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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