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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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박보영 기자] 지난해 검거된 촉법소년이 2만 1천 명을 넘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80% 넘게 늘어난 숫자다. 범죄는 저연령화됐고 수위는 흉포화됐다. 73년 동안 손대지 않았던 형법 조항이 처음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촉법소년은 형사책임 연령에 미치지 못하지만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을 말한다.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으며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이 기준은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범죄 건수와 수위가 동시에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해 검거된 촉법소년은 2만 1천여 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80% 넘게 증가했다.

단순 절도에 그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살인·성폭력·마약·디지털성범죄 등 강력범죄에 가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의 한 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을 올려 4천여 명을 긴급 대피시킨 범인이 중학교 1학년 촉법소년이었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생겨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법무부는 촉법소년 상한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주장한다. 13세가 중학교 진학을 기준으로 하는 우리 학제와 맞아떨어지고,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 중 13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모든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자는 게 아니라 강도·살인·성폭력 같은 강력범죄를 처벌하자는 것"이라며 "마약이나 디지털 성범죄 등 일부 강력범죄에 관여하는 촉법소년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연령 하향이 유엔 아동권리협약 등 국제인권기준에 반하며, 소년의 사회복귀와 재적응을 목적으로 하는 소년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도 "청소년에 대해 아직까지는 보호와 성장의 개념으로 본다"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숙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령 논의와 함께 재범을 막는 상담·치료·복귀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