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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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5월 1일부터 항공권을 발권하는 여행객은 지난달보다 최대 2배 높은 유류할증료를 부담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거리비례제 기준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오늘부터 적용됐다.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2016년 이후 최고 단계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6단계에서 4월 18단계, 5월 33단계로 단 두 달 만에 상한선까지 치솟았다. 33단계는 항공사가 부과할 수 있는 법적 상한으로 갤런당 항공유 가격이 470센트를 넘을 때 적용된다.

대한항공은 이달 편도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최소 7만5천 원에서 최대 56만4천 원으로 책정했다. 지난달 4만2천 원~30만3천 원 수준에서 73~106% 오른 수치다. 뉴욕·파리·런던 등 최장거리 노선의 경우 왕복 기준으로만 112만8천 원을 유류할증료로 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도 편도 기준 8만5천400원~47만6천200원을 부과한다. 지난달 4만3천900원~25만1천900원에서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은 편도 기준 52~126달러, 티웨이항공은 21만3천900원에서 40만6천9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국내선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7천700원에서 3만4천100원으로 4.4배 이상 올랐다. 5월에 제주도 왕복 항공권을 4인 가족이 구매한다면 유류할증료로만 21만1천2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번 유류할증료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 항공유 가격 폭등이다.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현물시장 항공유 평균 가격(MOPS)이 배럴당 214.71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와 산유국 감산 기조가 맞물린 결과다. 비교 기준이 되는 과거 최고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던 2022년 8월 22단계였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11단계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유류할증료가 법적 상한에 도달하면서 항공사들은 유가 추가 상승분을 운임에 반영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횟수를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동남아 단거리 노선 감편을 이미 확정했으며, 추가 감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33단계 상한이 적용된 상황에서 유가가 더 오르면 손실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해 노선 조정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항공권 가격 급등은 해외여행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여행사들은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 패키지 예약 취소 및 일정 변경 문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5월 이후 장거리 노선 신규 예약이 전월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며 "유류할증료만 왕복 100만 원이 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근거리 여행으로 눈을 돌리거나 일정 자체를 취소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여행 업계는 당분간 유가 동향과 중동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단계에서 유가가 추가 하락하면 6월 유류할증료가 다소 내려올 여지가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고유가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