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AI 기술이 광고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시선은 냉정했다. 생성형 AI로 만든 광고를 접한 소비자 10명 중 7명이 거부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아무리 정교해도 실제 사람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88%에 달했다.
특허사무소 공앤유와 홍보법인 동서남북이 4월 30일 발표한 '트렌드 나침반: 생성형 AI 광고 인식편' 설문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는 4월 20일부터 26일까지 생성형 AI로 제작한 광고를 본 시청자 32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66%는 AI로 제작한 광고를 일반 광고와 구분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구분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34%였다.
구분 근거로는 눈 깜빡임 속도, 시선 처리, 대화 호흡 등이 꼽혔다. 미세한 신체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표정 변화에서 이질감을 감지한다는 것이다. 실제 2024년 한 유가공 업체 광고에서 AI 아역이 등장하자 "너무 똑같아서 무섭다", "기괴하다"는 반응이 쏟아진 바 있다.
소비자들이 AI 광고에 거부감을 느끼는 원인은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으로 설명된다. 인간과 유사한 존재를 볼 때 일정 수준까지는 호감이 높아지지만 너무 흡사해지는 순간 오히려 강한 불쾌감이 밀려오는 심리적 반응이다.
AI 모델이 실제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해질수록 오히려 소비자들이 느끼는 이질감이 커진다는 역설이다. 지나치게 완벽한 피부 표현, 인위적으로 자연스러워 보이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뇌의 경계 신호를 자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AI 광고를 구분할 수 있음에도 응답자 94%는 AI 제작물 표기 의무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조만간 구분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광고에 가상 인물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가 AI 모델인지 실제 사람인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광고에 노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사에서는 AI 광고 외에도 저작권 문제가 함께 거론됐다. 지난해 SNS에서 폭발적으로 유행한 지브리풍 프로필 사진처럼 특정 작가의 화풍을 AI가 모방하는 것도 저작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78%로 나타났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화풍 모방이 저작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인식과 법적 판단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점에서 관련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광고 업계는 비용 절감과 빠른 제작 속도를 이유로 AI 모델 활용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실제 모델 섭외비와 촬영비 없이도 원하는 이미지의 모델을 즉시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 중소 브랜드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소비자 수용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광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지 않은 활용 방식에 소비자들이 반응하는 것"이라며 "표기 의무화와 함께 브랜드 신뢰를 어떻게 유지할지가 핵심 과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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