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이소
사진=다이소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아성다이소가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헤드(HEAD)'와 손잡고 러닝웨어 라인을 신규 론칭했다. 바람막이부터 반바지, 아노락, 러닝 베스트, 모자, 양말까지 전 품목을 3000~5000원 균일가에 내놓으며 스포츠 패션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다.

다이소는 지난달 30일 자사 공식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이소 X 헤드(HEAD) 러닝웨어' 컬렉션을 공개했다. 나일론 경량 바람막이와 아노락은 5000원, 경량 반바지도 5000원이다. 러닝 볼캡은 3000원, 러닝 양말은 2000원에 책정됐다. 남녀공용 상·하의 세트를 갖춰도 1만원 안팎이면 해결된다.

헤드는 1950년 오스트리아에서 설립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테니스·스키 분야에서 세계적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다이소 공급 물량은 코오롱FnC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벤더사를 통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러닝웨어 론칭은 올해 초 진행된 헤드 반팔 티셔츠 출시의 연장선이다. 어패럴뉴스에 따르면 다이소는 올 초 헤드 반팔티를 5000원 균일가에 선보이면서 100만 장에 육박하는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은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의 제품이 균일가 매장 진열대에 올라온 것 자체가 유통 지형의 변화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다이소의 패션 카테고리 확장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다이소가 취급하는 의류 품목 수는 2022년 100여 종에서 현재 700여 종으로 네 해 만에 7배 가까이 늘었다. 올 초에는 5000원대 바람막이가 SNS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SPA 브랜드 '베이직하우스'와 협업해 5000원짜리 순면 티셔츠를 내놓기도 했다.

패션뿐 아니라 뷰티와 건강기능식품도 다이소의 핵심 성장 동력이다. 2023년 피부과 전문 화장품 '리들샷'을 3000원대에 출시해 저가 뷰티 돌풍을 일으킨 이후, 입점 뷰티 브랜드 수는 26개에서 160개로 급증했다. 취급 아이템도 250여 종에서 1700여 종으로 확대되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카테고리 확장 전략은 실적으로 직결되고 있다. 아성다이소가 지난 4월 공시한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4조5363억원, 영업이익은 19.2% 늘어난 442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2조6000억원이었던 매출이 4년 만에 74%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 5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라인 채널의 약진도 주목된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다이소몰 앱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51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번가 792만명, G마켓 657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격 속도가 빠르다. 2월 카드 결제 추정 금액도 약 469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 늘었다.

다이소의 저비용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2024년 기준 광고선전비는 매출 대비 0.1% 수준인 약 40억원에 불과하다. 매출 대비 2~3% 이상을 광고에 투입하는 일반 유통·이커머스 기업과 비교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다. 대신 SNS 입소문과 '품절 대란템' 현상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다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반면, 규제 대상에서 빠진 다이소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극저가 채널에 공급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경계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헤드가 테니스에서는 최상위 브랜드인데 다이소에서 팔리면 덕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균일가 매장에서 시작해 뷰티·건기식·패션까지 영역을 넓힌 다이소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협업이 양측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을지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