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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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월드컵과 올림픽 같은 국민 관심 행사를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시청권 강화 법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다. 지상파 방송사에 주요 스포츠 행사 실시간 중계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지만, 위헌 논란과 적용 시점을 두고 방송업계와 정치권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 개정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급입법 위헌 가능성을 이유로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개정안은 KBS와 MBC 등 전국 단위 지상파 방송사업자가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민관심행사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중심이다. 방송뿐 아니라 지상파가 운영하는 OTT 서비스를 통한 동시 중계도 의무 범위에 포함됐다.

민영 방송사가 중계권을 독점한 경우에는 지상파에 재판매해야 한다는 조항도 담겼다. 중계방송권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계약 기간과 금액, 중계 범위 등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며, 방미통위는 재판매 공동계약을 권고할 수 있다.

이번 입법 논의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JTBC의 스포츠 중계권 독점 계약이었다. JTBC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월드컵 중계권을 독점 확보한 뒤 지상파 3사와 재판매 협상을 벌여왔고, 이 과정에서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 침해 우려가 증폭됐다.

나아가 JTBC는 2032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 독점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때문에 법이 시행되더라도 기존 계약에 소급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법조계와 방송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법안에는 이 쟁점을 의식한 부칙이 포함됐다. 개정안의 적용 대상은 법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개최되는 국민 관심 행사로 한정했다.

적용 시점 조항의 영향으로 오는 6월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은 이번 법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법 공포와 6개월 경과 시점을 따지면 올여름 월드컵에는 사실상 간신히 적용이 어렵게 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가장 이른 적용 대상으로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거론된다. 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공포된 이후 일정이 맞으면 그때부터 중계 의무 조항이 효력을 갖게 된다는 관측이다.

방송법 개정안은 과방위 통과 이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만큼 향후 법사위와 본회의 처리도 여당 주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송업계에서는 이번 입법이 단순한 중계권 재판매 의무를 넘어 향후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 시장 전체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위헌 소지가 있는 소급 적용 문제와 재판매 가격 산정 기준, 방미통위의 권고 실효성 등 세부 쟁점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