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울릉도에서 고등학생 230명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한 식당이 당일 일방적인 예약 취소로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소규모 관광지 식당에서 반복되는 단체 노쇼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식당 업주 A씨는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 고등학교 방문단이 지난달 29일 아침 식사를 예약해 놓고 갑자기 취소해 경제적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해당 학교 교사와 여행사 관계자가 지난달 초 현장 답사 때 직접 방문해 학생 230여 명의 아침 식사를 예약했다.
A씨는 예약 인원에 맞춰 식자재를 미리 구입해 음식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약일이 임박해도 아무 연락이 없어 A씨 쪽에서 먼저 전화를 했고, 그때서야 일방적으로 예약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피해는 식자재 손실에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230명분 예약을 위해 같은 날 들어온 다른 100여 명 규모의 예약 요청도 거절한 상태였다. 결국 식자재 폐기 손해는 물론 기회비용까지 두 겹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여행사 측은 이에 대해 울릉 지역 여행사가 예약일 전에 식당 측에 취소 사실을 전달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취소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번 사례는 관광지 소규모 식당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단체 예약 노쇼 문제의 전형으로 꼽힌다. 울릉도처럼 도서 지역 식당은 재고 처리와 대체 손님 확보가 육지보다 훨씬 어렵다. 한 번의 단체 노쇼가 영세 업주에게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노쇼 피해는 울릉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지난해 말 외식업종 21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022년 이후 최근 3년간 외식업체의 65%가 노쇼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업소 기준 3년간 평균 노쇼 발생 횟수는 8.6회, 1회당 평균 손실액은 44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울릉경찰서는 지난해에도 지역 식당 여러 곳이 유명인이나 군부대를 사칭한 노쇼 사기에 걸려 수천만 원의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해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당시에는 고위 인사 방문을 내세우며 와인 구매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한 식당이 약 2500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단체 예약 노쇼를 줄이려면 예약 보증금 제도 도입과 취소 규정 명문화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현행법상 외식업체가 노쇼로 입은 손해를 민사적으로 청구할 수 있지만, 소규모 업체가 실제로 소송을 제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번 사건에서 울릉도 식당 업주가 겪은 피해는 규모만 놓고 보면 특별히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예약자가 직접 현장 답사까지 다녀간 뒤 이루어진 예약을 아무 보상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의 공분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연락해 확인한 다음에야 취소 사실을 알게 됐다는 업주의 호소는 관광지 영세 식당이 처한 고단한 현실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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