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배달의 민족
사진=배달의 민족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매각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희망 매각가는 약 8조원으로, 2019년 인수 당시 가격의 약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와 글로벌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네이버, 우버, 알리바바, 도어대시 등 주요 기업들이 주요 투자 정보를 담은 티저레터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2019년 우아한형제들 지분 87%를 약 40억 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4조7500억원에 인수했다. 6년 만에 매물로 나온 배민의 몸값을 당시보다 크게 높게 책정한 셈이지만, 배달 플랫폼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쿠팡이츠의 맹추격으로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진 점을 고려하면 8조원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각 배경으로는 딜리버리히어로의 재무 압박이 꼽힌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약 9조원 규모의 부채 만기가 도래하고 있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앞서 올해 3월에는 대만 푸드판다 사업부를 그랩에 매각하는 등 자산 처분 작업을 이어왔다. 배민 매각 역시 이 같은 자산 유동화 흐름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포트폴리오와 자본 배분, 비용 구조 전반에 대한 전략 검토를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매각 추진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JP모건이 주관사로 나선 점에서 매각이 이미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네이버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커머스와 광고, 플랫폼 사업을 아우르는 네이버 입장에서 배민은 일상 생활 데이터와 결합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앞서 한화가 가격 부담을 이유로 협상 테이블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만큼, 8조원이라는 매각가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계 플랫폼 기업의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대형 플랫폼이 국내 배달 시장에 진입하는 시나리오는 규제 당국의 심사와 정치적 민감성 등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배달의민족은 2010년 김봉진 의장이 창업한 이후 국내 음식 배달 플랫폼 시장을 사실상 개척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된 이후에도 국내 1위 지위를 유지했지만, 쿠팡이츠의 빠른 성장과 함께 시장 점유율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단순한 지분 거래를 넘어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의 판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수수료 정책, 라이더 처우, 음식점 입점 구조 등 시장 전반에 파급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