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명품 브랜드 디올이 소비자에게 프랑스 파리 본사로 보내야만 수선이 가능하다고 안내해 1년 넘게 기다리게 한 뒤, 실제로는 국내 사설 업체에 수선을 맡긴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10년 전 700만원을 주고 디올 한정판 가방을 구매한 A씨는 지난 2024년 떨어진 비즈 장식을 수선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매장 측은 파리 본사에서만 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고, A씨는 가방을 맡기고 오랜 기다림에 들어갔다.
수선은 1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았다. A씨는 결국 지난 2월에야 가방을 돌려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뒤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국내 사설 수선 업체 SNS에서 A씨의 가방과 똑같은 제품을 수선하는 영상이 올라온 것이다.
A씨는 인터뷰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걸 딸이 보고 '엄마 백 아니에요?'라고 물어봤다. 안 그랬으면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본사 수선이라는 명목으로 1년 넘게 기다렸지만, 실제로는 국내 업체에서 작업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딸의 제보로 우연히 알게 된 셈이다.
디올 측은 국내 업체에서 수선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파리 본사에서 비즈 재료를 직접 들여와 국내 업체에서 작업했다고 해명했다. 재료는 본사 제품이라는 논리였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설명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수선이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다.
법조계는 이 사안을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로 규정했다. 신일수 법무법인 평정 대표변호사는 "파리 본사에서 수리한다고 설명해놓고 실제로는 국내 업체에 수선을 맡긴다는 것은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밝혔다.
디올 측은 A씨 법률 대리인에게 가방을 다시 파리로 보내 수리하는 방법과 1000만원 환불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가 1년 넘게 기다린 끝에 돌려받은 가방이 결국 국내 업체에서 수선된 것이라는 사실을 사후에 알게 됐다는 점에서, 브랜드 측의 사후 대응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명품 브랜드의 A/S 신뢰도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파리 본사 수선이라는 고급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의 기대와 신뢰를 이끌어냈지만, 실제 이행 과정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처리됐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디올 측은 취재진의 공식 입장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소비자 단체와 법조계 일각에서는 명품 브랜드의 수선 과정과 설명이 실제와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 권리 보장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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