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전체 이혼 건수가 6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60세 이상 황혼이혼만은 오히려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녀를 위해 참고 살던 시대가 끝나고,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고령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노년의 이별이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5년 전체 이혼 건수는 전년 대비 3021건 줄어든 8만8130건으로 집계됐다. 6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1996년 이후 2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황혼이혼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황혼이혼은 1만3743건으로 전년보다 943건 증가하며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이혼 중 황혼이혼이 차지하는 비중도 15.6%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혼인 지속 기간별 이혼 비중에서도 주목할 흐름이 나타났다. 3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이혼 비중이 17.7%로 가장 높았고, 이 수치 역시 역대 최대다. 5~9년(17.3%), 4년 이하(16.3%)보다 높아 오랜 결혼 생활을 유지해온 부부일수록 황혼기에 이별을 결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황혼이혼 증가의 배경으로는 여성의 경제력 확대가 가장 많이 거론된다. 여성 연금 수급자가 10년 새 2배로 늘었고, 부동산 자산 증가도 여성의 경제적 홀로서기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자녀 양육과 경제적 의존 때문에 참고 살던 경우가 많았지만, 자녀가 독립하고 노후 자산이 쌓이면서 더 이상 불행한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고령화와 기대 여명 증가도 주요 요인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60대에도 앞으로 20~30년이 남은 인생을 불행한 결혼 관계 속에서 보내기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선택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혼이혼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인식 변화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이혼 부부의 평균 연령은 남녀 모두 전년 대비 0.6세씩 상승했다.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와 함께 이혼 시점도 점차 늦어지고 있는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황혼이혼 증가 추세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고령사회로의 본격 진입과 함께 구조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황혼이혼 이후 1인 노인 가구가 늘어날 경우 돌봄과 복지, 주거 등 사회 안전망 전반에 걸친 정책 대응의 필요성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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