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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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렌즈를 눈에 끼는 것만으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국내 연구팀이 망막을 통해 뇌에 미세한 전기 신호를 전달해 우울증을 완화하는 콘택트렌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그 효과를 동물 실험에서 입증했다.

박장웅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초박형 전극을 내장한 투명 콘택트렌즈를 개발해 우울증과 연관된 뇌 영역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셀'에 게재됐다. 렌즈에 저장된 전극이 눈을 통해 뇌로 이어지는 신경 통로에 약한 전기 신호를 보내면 감정 조절과 관련된 뇌 회로가 다시 활성화되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렌즈를 "눈을 통해 뇌의 우울증 회로를 고치는 투명한 리모컨"에 비유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는 뚜렷했다. 콘택트렌즈 치료를 받은 우울증 생쥐 모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의 혈중 수치가 치료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48% 감소한 반면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은 47% 증가했다. 뇌 속 염증 관련 물질도 유의미하게 줄었다. 연구팀은 이번 치료 효과가 현재 가장 널리 처방되는 항우울제 중 하나인 프로작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 의의는 약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침습적 치료 방식이라는 점이다. 기존 항우울제는 구역질·체중 증가·성 기능 장애·의존성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이 콘택트렌즈는 전기 신호를 눈으로 전달하는 방식인 만큼 전신 부작용 없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연구는 생쥐 실험 단계로 사람에게 적용하기까지는 임상시험 등 추가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향후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착용자의 뇌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자동으로 자극 강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