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엄주용 기자] 법무부가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9)을 비롯한 병역 면탈자에 대한 입국 금지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법원이 세 차례 소송에서 잇달아 "비자 발급 거부는 위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정면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차용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정성호 의원은 이 자리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이득을 취하려는 것은 매국적 행위가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하며 법무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법무부는 현재 최근 5년간 관련 판례 분석과 연구용역 검토를 병행하며 출입국관리법 개정 또는 시행령 보완을 통한 근거 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임죄 폐지 개선안 마련과 함께 속도를 내고 있다.
스티브 유는 1990년대 후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던 중 공개적으로 군 입대를 약속해왔다. 그러나 2002년 1월 출국 허가를 받은 뒤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같은 해 2월 법무부는 병무청 요청을 수용해 출입국관리법 제11조(국익·공공복리를 해칠 우려가 있는 외국인 입국 금지) 규정을 적용, 입국 금지 처분을 내렸다.
유씨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LA 총영사관과 법무부를 상대로 비자 발급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매번 "비자 거부는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라며 유씨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정부는 판결 이후에도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법원이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명할 수는 있어도 '비자를 발급하라'고 강제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 탓이다.
지난해 8월 1심에서도 법원은 유씨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LA 총영사관 측이 항소장을 제출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이번 법무부의 법적 근거 마련 추진은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병역 면탈자의 입국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원 판결 취지를 우회하는 방식의 입법이 될 경우 사법부와의 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여론에서는 병역 의무를 공개적으로 약속해놓고 이를 저버린 행위에 대해 여전히 강한 비판 여론이 유지되고 있어 정부의 입법 추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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