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리포인트=김정훈 기자] 5월 24일은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이다. 음력으로는 4월 초파일(初八日)에 해당하며,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불교 최대의 명절이자 대한민국 법정 공휴일이다. 올해는 일요일과 겹쳐 다음날인 25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됐고, 앞선 토요일과 합쳐 3일 연휴가 됐다.
올해 봉축표어는 '마음은 선명상, 세상은 대화합'이다. 불교의 수행과 명상을 통해 개인의 지혜와 자비를 기르고 사회 전체의 평화와 화합을 이루자는 뜻을 담았다.
부처님오신날은 석가모니, 즉 고타마 싯다르타의 탄생을 기리는 날이다. 불교 전통에서는 그의 탄생일을 음력 4월 8일로 기념하는데, 이는 인도와 네팔 불교 전통에서 비롯된 것으로 오랫동안 한국 불교계가 따라온 날짜다.
석가모니의 실제 탄생 연도는 학계마다 기원전 560~480년 사이 여러 설이 있으며 정확히 확정된 바 없다. 불기(佛紀)는 석가모니 열반 연도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이 통용되는데, 한국 불교계는 2026년을 불기 2570년으로 표기한다. 따라서 "석가모니가 기원전 624년 탄생했다"는 일부 자료의 표기는 하나의 추정치이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정설로 보기는 어렵다.
국내 역사 기록을 보면 연등 행사는 삼국시대 신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에 관련 기록이 남아 있으며, 고려 시대에는 연등을 정월 대보름에 밝히던 풍속이 최이(崔怡)에 의해 4월 8일로 옮겨졌다는 내용이 『고려사』에 전한다.
공휴일 지정은 1975년의 일이다. 1971년 '부처님 오신 날 공휴일 제정 추진위원회'가 출범한 뒤, 1975년 1월 14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월 27일 대통령령으로 공휴일로 지정됐다.
공식 명칭 변경도 비교적 최근 일이다. 오랫동안 '석가탄신일'로 불렸던 이 날의 공식 명칭은 2018년 4월 10일 국무회의에서 '부처님 오신날'로 변경됐다. '석가'가 인도의 특정 민족 이름인 '샤카'의 한자 표기라는 점, 한글화 추세에 더 부합한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부처님오신날의 가장 큰 행사는 연등회다. 오색 연등을 들고 서울 도심을 행진하는 연등행렬은 연등회의 핵심으로, 올해는 5월 16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 흥인지문에서 조계사까지 이어지는 연등행렬이 펼쳐졌다. 17일 일요일에는 전통문화마당과 공연마당, 연등놀이가 이어졌다.
오늘 24일 본행사인 봉축법요식은 오전 10시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된다. 법요식은 28번의 타종으로 시작해 큰스님의 법문, 관불의식 등으로 이어진다.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 주요 사찰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부처님오신날의 전통 민속 행사로는 관등놀이, 탑돌이, 방생, 성불도 놀이 등이 있다. 탑돌이는 사찰에서 등을 밝혀 들고 탑 주위를 돌며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불교 의식에서 유래했으며, 방생은 살아 있는 생명을 놓아주는 행위로 불교의 자비 정신을 실천하는 전통 의례다.
연등 전시는 오늘까지 이어진다. 조계사, 봉은사, 청계천 등 서울 주요 사찰과 명소에서 전통등 전시회가 5월 8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데 이어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통일신라 시대부터 이어진 1200여 년의 전통을 인정받은 것으로, 세대를 넘어 전승되면서 공동체에 정체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는 점이 등재 근거가 됐다.
본래 불교 의식으로 시작된 연등회는 1975년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이후 종교와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는 봄철 국가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부처님오신날은 한국 외에도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기념된다. 대한민국,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등에서 공휴일로 지정돼 있으며, 각국마다 기념 방식과 날짜 계산법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남방 불교 전통의 국가들(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은 같은 행사를 '웨삭(Vesak)'이라고 부르며 양력으로 날짜를 산정한다. 이 때문에 해외의 웨삭 기념일과 한국의 초파일이 해마다 날짜가 다르게 표기되기도 한다. 같은 불교 명절이지만 전통과 역법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다.
오늘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 전국 사찰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켜지고 법요식의 타종 소리가 울려 퍼진다. 1200여 년을 이어온 연등의 불빛이 오늘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새로 켜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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