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간베스트저장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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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포인트=최승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포함한 혐오·조롱 조장 사이트의 폐쇄와 징벌적 손해배상,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규제 방안을 공론화하고 국무회의에 관련 지시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조롱성 행동을 했다는 논란이 발단이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한겨레 보도를 공유하며 입장을 밝혔다. 해당 보도는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가 추도식 현장에서 일베 티셔츠를 입은 청년들이 일베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시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글에서 "일베처럼 조롱 모욕으로 사회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데 대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을 포함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베 폐쇄 논란도 있었지요?"라며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구체적인 규제 방안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엄격한 조건 아래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배상, 일간베스트저장소처럼 조롱·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배상, 과징금 등 필요한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즉각 반발이 나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NS에 "권력자의 그릇은 사사로운 분노를 다스리지 못할 때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며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이재명 대통령의 시선이 스타벅스 매장, 네타냐후 체포영장, 그리고 일베 사이트 폐쇄에 박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을 향해 "일베 출신 최고 아웃풋이 이 대통령"이라며 "거울 속 본인을 보며 성찰하라"고 직격했다.

일베는 2010년 개설된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조롱을 비롯해 여성·지역·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을 생산·유통하는 공간으로 비판받아 왔다. 사이트 폐쇄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여러 차례 수십만 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역대 정부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법적 강제 폐쇄에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현행법 체계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강제로 폐쇄하려면 불법 정보 게시 비율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와 법원의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 이 때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만으로는 특정 커뮤니티 전체를 폐쇄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해 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입법·정책 조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부처님오신날인 오늘 오전 쏟아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혐오·조롱 규제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 지시 발언이 어떤 후속 조치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